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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대섭 Jan 05. 2019

달콤한 기억으로, 초코 딸기 타르트

열다섯 번째 접시, 열다섯 번째 이야기

 특별한 날, 혹은 맛있는 디저트가 먹고 싶을 때 케이크도 있지만, 타르트도 떠오르시나요? 이제는 익숙해져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타르트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봉주르(Bonjour), 타르트 

 타르트(Tart)는 파이의 프랑스식 명칭인데, 정확하게 말하자면 밀가루와 버터로 만든 반죽을 '파이접시'에 깔고 굽는 요리로 속을 과일 혹은 채우고, 바닥이 부풀지 않게 하기 위해 바닥에 구멍을 내주는 요리입니다. 


 이전에 '스페인식 오믈렛' 글에서 다룬 내용을 또 사용하자면, 달콤한 속재료 대신 토마토, 치즈 그리고 햄, 베이건, 달걀 등 재료를 사용하는 타르트를 키쉬(Quiche)로 부릅니다. 반대로 달콤한 재료를 사용하면 타르트로 분류하기 때문에, 식사와 디저트의 경계를 두고 명칭을 다르게 구분하는 프랑스인의 식사에 대한 애정이 느껴집니다.


 오브리가도(Obrigado), 에그타르트

출처 직접 찍은 사진


 타르트 특히 '에그타르트'에 대해서는 한 가지 사연이 있습니다. 에그타르트의 원조는 포르투갈의 리스본 벨렘 지구에 있는 파스텔 드 벨렘(Pasteis de Belem)입니다.


일상 
벨렘 탑


 벨렘 지구는 리스본의 중심인 호시우 역에서 약 1시간 거리의 위치한 지역입니다. 과거 대항해시대 포르투갈에서 바다로 나가는 사람들의 안전을 빌기 위해 존재하던 제로니무스 수도원과 바다의 시작을 알리는 벨렘 탑이 있는 이 지역은 지금은 리스본을 대표하는 관광지가 되었습니다.


개당 1.1 유로

 많은 관광객이 줄 서서 먹는 이곳의 에그타르트는 사람들이 줄 서서 먹는 심지어 구글의 리뷰에서 4.6점이라는 큰 점수와 2만 5천 개의 압도적인 리뷰를 가진 명물입니다. 겹이 많은 페이스트리지에 달콤한 달걀을 채워두고, 겉에는 캐러멜 소스와 추가적으로 설탕과 계피를 뿌려먹습니다. 이곳의 에그 타르트는 과거 수도원의 수녀들의 비법을 가져와서 1832년부터 영업을 시작했고, 비법의 비밀을 유지하는 것도 철저하기 때문에 큰 유명세를 가지고 있습니다.


 예산 책정의 실패로 리스본의 일정은 비교체험을 했습니다. 리스본의 3일 중 첫날은 1개의 1.1 유로(한화로 1.500원) 짜리 타르트를 먹었지만, 유럽의 비싼 교통비는 예상 밖이었고, 마지막 날은 6개에 2유로 음료까지 3유로 하는 타르트로 점심을 때웠습니다.


 포르투갈의 에그타르트의 원조라는 것에 확실히 공감할 수 있는 이유는, SPAR에서 파는 타르트조차 맛있고, 저렴했기 때문입니다. 추억의 보정이 있겠지만, 분명 달콤했습니다.


점심 4개 간식 2개 그 간식을 먹었던 전망대


 디저트는 달아야 하고,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마법을 부릴 수 있는 특별한 목적을 가진 요리입니다.



초코 딸기 타르트


재료 (노오븐) 1개 기준

오레오 300g

무염버터 녹인 것 100g

초콜릿 300g (밀크 1, 다크 2)

생크림 300g

과일(딸기)



1. 오레오 쿠키를 블랜더에 곱게 간다.

2. 무염버터를 녹인다.

3. 쿠키 가루에 녹인버터를 추가하여 꾸덕한 상태로 만든다.

4. 타르트 틀에 맞게 반죽을 펴 바른다.

*냉동고에서 2시간 정도 휴지 시킨다.

5. 초콜릿을 잘게 부순다.

6. 생크림을 넣고, 전자레인지에 1분 돌린 후 5분간 휴지 시킨다.

가나슈의 농도

7. 타르트 틀에 초코 가나슈를 넣는다.

8. 좋아하는 과일을 올려서 마무리한다. (딸기)


 마스터셰프 코리아에 나온 국가비 씨의 노오븐 타르트 레시피를 보고 변형시킨 이 타르트는 제법 맛있다. 선물용 타르트로 많이 먹지 못했지만 (두 판 만들었다) 쿠키 부분이 엄청 달콤하고, 한 조각으로도 충분하게 달콤함이 밀려오는 이 맛은, 행복과 죄책감이 한 번에 밀려오는 길티 플레져라 말할 수 있다.



달콤한 씁쓸한 여운


 2018년의 마지막과 함께 인턴생활이 끝났다. 여름부터 가을, 겨울까지 세 개의 계절을 함께하며 감사한 모든 사람에게 내 방식대로 선물을 남기고 싶어서, 나는 타르트를 만들었다.


 우리 부서는 나를 포함하면, 6명 그리고 인턴을 하며 고마웠던 선배들까지 모두에 기억에 남고 싶어서 수료하는 마지막 날 새벽까지 총 두 판의 타르트를 구웠다.


 항상 부족한 나에게 응원을 해주던 분들에게 참 나다운 방식으로 대접했다. 나의 이름을 불러주고, 막내라는 말까지 해주던, 우리 부서를 떠나기 전 내가 남기는 마지막 이미지가 코스요리의 마지막처럼 디저트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매일 일에 치여 점심시간조차 빨리 복귀에서 업무를 마치던 나의 선배들을 위한 잠깐의 휴식. 내가 만든 타르트는 그런 의미가 들어있었다.


 이 타르트를 먹으며 남긴 이야기 중, 나는 두 가지가 기억에 남는다. '디저트는 먹으면 바로 기분이 좋아져서 좋은 거야'와 '회사 출근한 아침 중 가장 맘이 따듯한 날이에요'라는 두 부장님의 말씀이다. 그리고 한입 물고 나면 밀려오는 달콤함에 즐거운 많은 얼굴들도 기억에 속에 남는다. 나는 그런 끝을 맺고 싶었다.


 달콤한 이별이었다. 직접 만든 디저트로 끝을 맺은 인턴. 분명 수많은 인턴이 왔다 가고, 잊히는 필연적인 상황이 있을 테니. 나에게 이 회사, 우리 부서, 나의 추억을 모두 특별하고 달콤하게 남기고 싶었다. 그렇게 나의 인턴생활은 끝이 났다.


 씁쓸했다. 분명 한 없이 달콤하기만 한 타르트였고, 이별이었는데. 다음 날 약속을 가기 위해 타는 지하철을 기다리며 '오늘부터는 더 이상 삼각지역에서 환승할 이유가 없구나'라는 생각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실제로 좀 울었다. 26살의 나는 2018년에 두 개의 인턴을 했지만, 마지막에 했던 나의 회사와 사람들에게 많은 정이 들었다. 나를 위해 써주신 편지를 보며 또 울었다. 눈물은 짜고 쓰다. 그리고 달콤함과 상극이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고 아직도 그 생각을 하면 조금은 눈이 흐려지고 있다.


 달콤한 추억이 될 오늘, 타르트는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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