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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레 Jul 28. 2024

삶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먼저 나의 태도를 돌아보자

두 달 전 블로그 마케팅 분야에 발을 담갔다. '담갔다'는 표현보다는 '걸쳤다'가 맞을 것 같다. 현재는 포스팅 글을 쓰는 역할이 전부니까. 처음엔 글 하나 쓰는데 하세월이 걸렸다. 내 나름의 조사와 정성을 듬뿍 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2주 지났더니 점점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쳇말로 현타가 세게 온 것이다. 


'내가 고작 이 정도 페이를 받고 이 노력을 하는 게 맞나?'


두 가지 마음이 들었다. '물론! 새로운 분야를 배운다 생각하고 지금은 페이 보다 실력을 쌓는 것에 열중해 보는 게 어때?' 다른 하나는 '이렇게 맨날 밤늦게까지 붙들고 있으면서 잠도 제대로 못 잘 거면 그냥 하지 마.'


첫 번째 고비를 넘기는데 도움을 준건 의외로 챗GPT였다. 챗GPT에게 초안을 맡기면서 효율성이 높아진 것도 맞지만 그보다는 챗GPT를 알아가는 것에 재미를 느낀 게 더 큰 이유였다. 평소라면 굳이 알려고 하지 않았을 AI 세계를 일 때문에 빠져들게 되었다. 무엇보다 효율성을 높이고 싶다는 생각에 집중적으로 파고들었고 덕분에 얕은 기술이 생겼다.  


그렇게 두 달이 지났다. 참 비협조적인 고객님 덕분에 챗GPT는 물론 이미지 생성을 위해 DALL-E까지 사용하게 되었다. 물론 결과물은 여전히 답답하지만 그래도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이미지를 얻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의 불씨를 지펴줬으니 이 또한 고마운 일이다.


덕분에 일은 손에 익긴 했는데, 마음 한 편엔 계속 '이제 맞나?'라는 생각이 반복된다. 내가 포스팅하는 글은 다른 누군가의 글을 AI가 재가공한 글이고, 글 속에 담기는 이미지는 AI가 생성해 낸 이미지들 뿐이다. 클라이언트에게 사진 자료라도 요청해 봤지만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안된다며 그냥 온라인에서 무료 이미지들을 찾아다 쓰라고 한다. 기가 찰 노릇이지만 뭐 어쩌겠나. 그래서 더 이상 에너지를 많이 들이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


이전 같으면 그래도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하려는 의지가 강하게 발동했을 것이다. 그러나 인생 좀 살아보니 이런 고객은 끝까지 태도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눈치 정도는 생겼다. 그래서 내 시간을 최소한으로 들이기로 마음먹었다.


솔직히 조금 아쉽다. 블로그 마케팅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첫 발을 들이는 거라 비용을 떠나 진심을 다하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합이 맞지 않는 고객을 만난 것 같다.


두 달 전, 내 목적은 고객의 블로그 노출 빈도를 높이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AI 공부를 위한 환경설정이 돼버렸다. 덕분에 챗GPT, DALL-E, Midjourney, 이제는 Cloude까지 다뤄보는 중이다.  


한참 직장 생활을 할 때 자주 들었던 마음이 있다. '내가 이놈의 회사를 언제까지 다니나 보자!', '여기선 더 이상 배울 게 없다.' 그런데 지나고 나서 후회했던 건 '그럼에도 내가 더 배우고자 했으면 뭐 하나라도 더 배울 수 있었을 텐데'라는 것이었다.


그때의 경험 덕분에 나는 불만이 쌓이는 상황에서 금방 태도를 바꿀 수 있었다. 무엇이 되었든 조금이라도 나에게 득이 되는 방향으로 불만을 해소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은 도움이 된다. 누가 들어도 욕이 나오는 게 마땅한 상황일지라도 마냥 불만을 늘여놓는 건 결국 나에게 득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이 또한 반복되면 습관이 되어 장기적으로는 내가 불만만 많은 사람이 돼버린다.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표현이 있다. '인생에 쓸모없는 경험은 없다.' 만약 지금의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이 가득하다면 우선 이 표현을 대입해 보자. 그럼에도 쓸모없는 경험이라 여긴다면 그땐 과감하게 벗어나자. 어차피 선택도 선택에 대한 책임도 모두 내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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