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어떻게 하면 변할 수 있을까?' '40이 넘어서도 사람은 변할 수 있을까?' 나는 신앙을 가진 사람이다. 이 말을 서두에 꺼내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신앙을 가진 사람은 사람은 변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아니, 믿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러나 솔직히 나는 좀처럼 잘 믿지 못하고 살았던 것 같다. 줄곧 나를 대하는 태도를 돌아보면 다른 사람들에겐 일어나는 크고 놀라운 일들이 나에겐 일어날 거라 믿지 않았으니까.
자기 계발을 하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이 있다. "글을 쓰고 책을 읽다 보니 삶이 달라졌어요!" '정말?' '난 잘 모르겠던데?' '난 뭐 그냥 읽고 쓰는 게 좋아서 하는 거니까 변하지 않아도 괜찮아'라고 생각했지만 실은 그게 아니었다. 저들의 간증이 나의 간증이길 바랐고 저들의 변화된 모습이 내 삶이길 진심으로 원했다.
그런데 왜 나에게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던 걸까? 더 정확히는 왜 나는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믿지 못했던 걸까?
삶은 곧 선택의 반복이다. 우린 매 순간 크고 작은 선택을 이어간다. 선택은 결과를 만들어 낸다. 그러나 그 결과가 항상 더 나은 무언가로 귀결되지는 않는다. 결과는 단순하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긍정, 부정, 그리고 현상 유지. '성장'의 욕구가 높은 사람에겐 현상 유지도 어찌 보면 부정의 한 축에 해당될지도 모르겠다.
이쯤 됐으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눈치챘으리라 생각한다. 그렇다. 변화를 만들어 내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있다. 더 나아지려면 더 나아지기 위한 선택을 해야 한다. 소위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선택이라고 말하는 그것 말이다.
예를 들어 아침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는 선택을 하기 위해선 자연스레 밤의 즐거움을 포기해야 한다. 건강한 몸을 유지하고 싶다면 자극적이거나 혓바닥만 즐거운 맛으로부터 멀어지는 선택을 해야 한다. 당연한 소리지만 그 선택을 지속하는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변하게 되는 거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현상 유지 또는 더 좋지 않은 방향으로 향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선택하기로 했다. 앞서 이야기했듯 하루를 시간 계획을 세워두고 그것을 지켜나가는 선택을 실천 중이다. 일단 주말은 배제하고 주중 5일만 지켜내는 것을 1차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고 한 발 더 들어가면 하루의 시간계획 중 오전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주된 목표다. 오후 일정은 유연하게 보내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그렇게 오늘이 3일째다. 3일간 철저하게 지켜냈느냐 하면 그렇진 않다. 새벽 1시에 자는 것부터 여전히 조금씩 밀린다. 뭐 그간의 삶을 보면 '밀린다'는 표현도 정확히는 압도적으로 당겨진 셈이라고 변명 아닌 변명을 하고 싶긴 하다. 그동안은 거의 3시쯤 잠들었으니.
아침의 첫 스케줄은 6시 새벽예배로 시작해 가벼운 산책 후 독서와 글쓰기로 이어진다. 그다음은 아이를 등원시키고 끼니를 챙기는 것까지다. 수면시간이 절대적으로 줄어들어 몽롱함 가운데 시간을 보내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우선 적어도 한 달 정도는 패턴을 가져가볼 생각이다. 몸이 어떻게 적응하는지를 보고 미세 조정을 통해 최적화시켜 볼 계획이다.
계획을 세우고 지켜내기로 선택하니 몸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무리 오늘 할 일에 미련이 남아도 1시가 되면 모든 것을 끄고 방에 들어가 눕는다. 바로 잠이 오지 않더라도 눈을 감고 최대한 편안한 자세로 누워 편안함을 느끼는데 집중한다.
새벽예배에서 산책으로 이어지는 일종의 세트메뉴와 같은 계획은 하루의 마음 가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후 찬물로 샤워를 하고 바로 독서와 글쓰기를 하거나 아니면 요구르트와 견과류를 가볍게 먹기도 한다. 아직 식단까지는 자세히 알아보진 않았지만 이 또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계획된 오전의 일과를 마치고 나면 마치 오늘의 숙제를 미치 끝내버린 기분이 든다. 오후엔 일에 더 집중할 수 있어서 효율도 높아진다. 이제 겨우 3일이지만 산책 후 샤워하기 전 짧은 코어 운동 덕분에 자리에 앉아 있는 게 조금은 더 편해진 기분이다.
물론 개선해야 할 부분도 보인다. 예를 들어 저녁 식사 이후 마시는 커피 한 잔은 확실히 숙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오랜 시간 함께해 온 육퇴 후의 보상심리는 지금도 깨어있는 즐거움을 자꾸 떠올린다. 이뿐만 아니라 다음날 처리해야 하는 일들이 갑자기 생각보다 많이 쌓이면 우선 올라오는 부정적인 반응도 자기 전에는 걷어 내야 할 불순물과 같다는 것도 느꼈다. 이 부분들은 차차 조정해 나가 볼 생각이다.
지금 나에겐 작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나는 그 변화를 기록으로 남기는 중이다. 기록은 하나의 기준이 되어 미세 조정을 위한 판단 근거가 되어 줄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변화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아주 작은 성공을 쌓아보라는 그 흔한 자기 계발서의 표현을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별반 중요한 일로 여기지 않았던 그 하찮은 성공 경험이 곧 폭발적인 에너지를 가진 급류를 만들기 때문이다.
오늘 당신은 어떤 하루를 선택했는가?
어제보다 더 나은 하루를 살아가는 선택을 했는가?
아니면 어제와 별반 다르지 않은 오늘도 너그러이 받아들이기로 했는가?
어떤 선택이든 그 선택을 내렸다면 선택에 만족스러운 결과를 만들어 내는 하루를 살아보자. 그리고 그 만족스러운 결과를 만들어 낸 나 자신을 '잘했다'라고 다독여 주는 것도 잊지 말자. 나는 결국 나의 인정으로 더 잘 해내는 존재가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