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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레 Aug 09. 2024

딱 하루만이라도 선택해 보자

나에겐 이상적인 하루의 요건중 꼭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있다. 바로 '아침 시간을 주도적으로 보내는 것'이다. 한때는 그게 너무 쉽고 당연한 삶이었는데 모든 강제성이 사라지고 난 뒤, 오롯이 나의 통제력으로만 실행해야 하는 환경에 접어든 뒤부터 당연한 게 아닌 특별한 무언가가 되었다.


'뭐 오랫동안 살아오던 삶의 방식인데, 마음만 먹으면 금방 다시 돌아갈 수 있겠지.'


완전한 오산이었다. 그렇게 환경 설정에 대한 중요성을 경험했고 이야기하고 다녔으면서도 정작 나는 환경 설정 없이 내 의지만으로 그것을 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삶의 흐름은 언제든지 틀어질 수 있다. 오래 지켜오던 좋은 습관도 야속할 만큼 쉽게 흐트러질 수 있는 게 사람이다. 아무리 수년간 운동을 한 선수들이라 해도 그 환경에서 벗어나는 순간 몸이 금방 달라지는 것처럼 결국 의지보다 중요한 건 환경이다. 


이상적인 삶의 그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명확한 목표 지점이 있다는 뜻이기에 선택만 한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 좋은 건 그 이상적인 삶의 그림이 과거 나의 경험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즉 이미 꽤 오랫동안 맛있게 먹었던 음식을 오랜만에 먹으러 갈 때 비록 멀리 찾아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더라도 기꺼이 그것을 선택할 수 있는 것과 같다는 소리다.


'딱 하루만이라도 선택해 보자.'


어제 코칭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들었던 생각이다. 근래 올빼미로 살아온 것과는 완전 반대의 선택인 만큼 하루가 피곤할 것이라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낮잠이라도 자면 오히려 밤 잠에 영향을 미쳐 결국 다음날 몸이 더 피곤해지는 악순환이 생길 거라는 것 또한 경험이 말해주고 있었다. 그럼에도 '딱 하루만'이라는 간절함이 생겼다. 


'주도권을 가진 삶.' 나에게 가장 중요한 방향성은 주도권과 자율성이라는 것을 코칭 기간을 통해 명확하게 알게 되었다. 그러기 위해선 하루의 계획이 있어야 했고 계획대로 살아낸 나 자신에게 큰 효능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는 게 코치님의 제안이었다. 그렇게 하루 일과를 짰고 하루만 실천해 보라는 게 미션이었다. 그게 바로 오늘이다.


하루 시간 계획은 이렇다.

01:00 -> 취침
06:00 -> 새벽예배, 운동
08:00 -> 독서, 글쓰기
10:00 -> 아이 등원
11:00 -> 가벼운 식사
17:00 -> 집중 시간
21:00 -> 가족과의 시간
22:00 -> 아기 재움
01:00 -> 아내와의 시간


다행히 오늘 하루 아직까지는 계획대로 흘러가고 있다. 몽롱하긴 하지만.


습관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들을 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표현이 있다. '실행의 단위를 잘게 쪼개기.' '작은 것부터 실천하기.' 이 표현을 그동안 피상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던 것 같다. 정작 책에서 본 것을 나에게 적용하는 행위를 선택하지 않았다는 걸 다시 느끼게 된다.


'딱 하루만'에서 시작한 선택은 일주일, 한 달, 1년 그리고 인생이 될 거라 믿는다. 그동안 '왜 그리 효능감이 떨어졌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이제야 그 답을 알았다. 통제할 수 없는 것을 통제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죽음의 수용소>의 저자이며 실제로 아우슈비츠를 경험한 '빅터 프랭클'은 자신이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건 2가지라고 했다. 면도하는 것, 그리고 가슴을 펴고 걸어 다니는 것.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 효능감을 높이고 자신감을 회복하면서 좋은 무드를 회복하면 생산성이 높아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다. 그러니 '딱 하루만' 그렇게 선택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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