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진짜 행동하게 만드는 건 과연 무엇일까?' 이 생각에 몰두하던 때가 있었다. 환경 설정의 중요성, 많은 생각보다는 빠르게 실행하는 의지, 동기부여 등 여러 이야기를 접해보지만 성에 차지는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절실함'에 대해 이야기하던 때가 있었다. 이것도 어쩌면 트렌드였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불과 1년 전에 유독 독기와 간절함에 대한 콘텐츠들이 알고리즘을 타고 자주 보였던 것 같다.
절실함의 힘은 막강하다. 사람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게 만드는 힘을 불러일으키는 동력이 되어 주면서 불가능에 가까웠던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힘도 분명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온라인 시대에 등장한 자수성가한 사람들이 한사코 '절실함'을 이야기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래서 그들의 스토리엔 빠짐없이 치가 떨릴 정도의 결핍을 넘어서고자 하는 간절함이 등장한다.
그들은 간혹 독한 말로 사람들을 나무랄 때가 있다. "당신이 아직 성공하지 못한 건 절실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당신이 아직도 이유를 늘어놓으며 행동하지 않는 건 간절하지 않기 때문이에요."라는 식이다.
나는 이 말을 정말 싫어하는 한 사람이다. 설령 그들이 맞을지라도 이 말을 들은 상대방은 꽤 크게 상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는 순간 전의를 상실해 버릴 만큼 거센 에너지를 가진 표현이기에 함부로 내뱉는 표현이 무책임하게 느껴질 때가 많았다.
나는 누구나 자기 나름의 간절함을 가지고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상황도 다르고 성향도 다르기에 누구는 독기를 품고 뛰어 넘어서지만 다른 누군가는 계속 주저하며 힘들어 할 수도 있는 법인데, 그걸 단 한마디로 재단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또 한편으론 '내가 지금 계속 헤매고 있는 것이 간절하지 않아서가 아닐까?'라는 생각에 머무를 때도 있다. 그들의 논리를 지지하지 않으면서 어느새 그들의 논리를 빌어 나의 상황을 해석하는 모순된 모습이라니.
최근 드디어 이 모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이것도 역시 이번에 받았던 코칭 덕분이다.
코칭 시간에 같은 맥락의 대화를 나눴다. 그동안 내가 변하지 못했던 이유는 그만큼 절실하지 않았던 게 아닐까 생각했다는 말에 코치님은 오히려 "아니요!"라고 답했다. 의외의 답이었다. "그럼 무엇 때문인가요?"
코치님의 답은 '절실함'이 아닌 '의미'가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본인의 과거 경험을 들려주었다. 직장에서 탈출하기 위해 시작한 부업. 그보다 더 일찍부터 어쩌다 보니 가족들의 생계를 어느 정도 책임져야 하는 장남으로서 쉴 틈 없이 돈을 벌기 위한 행동을 했어야만 했다고 한다. 누구보다 절실했고 순간을 벗어나고 싶은 간절함이 있었다.
그런데 그 역시 근래에 깨달은 건, 절실함은 순간 에너지를 태울 수 있게 만들지만 지속하게 만들지는 못했다는 것이었다. 오히려 지속력은 '의미'에서 나온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말을 했다. 그래서 자신은 계속 의미 있는 일에 몰입하게 되었고 현재는 그것이 하나의 삶의 발판이 되어 경제적인 어려움도 넘어설 수 있게 만들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아! 이거구나!'
순간 머리를 한 대 세게 맞은 기분이었다. 나의 상황을 돌아보면 퇴사할 무렵엔 삶의 의미를 찾아 길을 나섰다. 그러나 점점 방향을 잃고 표류하게 되니 의미 찾기는 흐릿해졌고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마음이 앞서기 시작했다. 그 마음은 여러 선택지 안에서 이것이 진짜 나다운 선택인지 생각할 여유를 주지 않았다. 그렇게 잘못된 선택의 경험만 늘어갔고 오히려 삶은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만약 순간순간 조급함을 이겨내고 삶의 방향성을 먼저 설정한 뒤 이에 부합하는 선택을 해왔다면 현재의 상황은 꽤 달라져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최근에 하루 만에 번복한 마케팅 대행 비즈니스 협업건도 이와 같은 사고의 흐름 덕분에 내릴 수 있는 선택이었다. 그러나 아직 이러한 생각의 흐름이 나에게 안착되지 못했기에 미팅 당시엔 또다시 돈벌이를 생각하며 한 번 해보겠다는 선택을 했다. 그것이 나의 목적지로 향하는 것에 부합하는 게 아니었음에도.
절실함과 의미 사이에서 무엇이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느냐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것이다. 오늘 나의 생각에 정 반대의 견해를 가진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어차피 각자의 판단 기준을 가지고 선택을 해나가는 것이니 각자 믿는 대로 그 길을 가면 된다. 앞서 말했듯 우린 상황도 성향도 다르기에 나에게 맞는 판단을 내리면 그만이다.
더 중요한 건 둘 중 어느 하나만 옳다가 아니다. 성공을 위해선 둘 다 필요하다. 원하는 삶을 이루고자 하는 절실함과 그 삶이 나에게 부여하는 의미가 분명해야 완전한 몰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한 가지에만 치우치지 말자. '절실함'은 일종의 파워 부스터고 '의미'는 계속 나아가게 만드는, 정상에 나부끼는 깃발과 같다.
지금 내가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는지 혼란스럽다면 먼저 당신의 삶의 의미를 되새겨보길 바란다. 그리고 그에 부합한 선택인지를 판단해 보는 거다. 그것이 설령 당장의 돈이 되는 일이라 할지라도.
당신의 삶의 의미를 찾아 멈추지 않는 여정을 해낼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