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때문에 힘이 하나도 없다. 나아가는가 싶었는데 오늘 갑자기 더 심해졌다. 아이들을 보내고 나의 밥을 차려먹는데 요리 따위는 사치다. 사 먹거나 대충 먹거나이다. 집에서 나갈 기운이 없어 있는 걸로 먹으려 했다. 김치콩나물국이 최고이긴 한데 콩나물이 없다. 요리는 귀찮고 대충 영양가 있게 자알 먹고 싶었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마침 어제 냉장고 파먹기로 만들어둔 샐러드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게 있었다. 레시피라 할 것도 없지만 맛있고 영양만점 냉장고 파먹기다.
냉장고에 남아있는 당근, 오이, 토마토, 양파를 썰어 넣는다. 원팬이 아닌 원통이라고 해야 하나. 따로 해서 용기에 담을 필요 없이 그냥 첨부터 통에 넣어버린다. 당근은 이번에 처음 넣었는데 다음부턴 꼭 넣을 것이다. 토마토와 오이의 식감과는 달리 딱딱한 당근을 씹으니 좋다. 그리고 당근은 씹을수록 단맛이 난다. 양파는 매워서 다음엔 조금 넣거나 물에 담갔다가 넣어야겠다.
모든 야채를 적당히 자르고 이제 소스만 넣으면 된다.
소스도 여러 가지가 있고 만들어서 부을 수도 있지만 나는 그냥 간단하게 휘리릭 둘러버린다. 이번엔 식초대신 레몬즙을 넣었다. 레몬 반 개를 썰어서 손으로 쥐어짠다.
재료 : 오이, 당근, 토마토, 양파,
소스 : 소금, 후추, 레몬즙, 올리브오일, 단것(설탕 or 꿀 or 알룰로스 or 올리고당 등등)
단맛을 원한다면 원하는 것으로 넣는다. 전에는 꿀을 넣었는데 이번에 깜박하고 올리고당을 넣었다. 설탕이 제일 맛있는 것 같기는 하나 다음엔 단것은 넣지 말고 먹어봐야겠다. 어쨌든 맛있다. 여기에 먹을 때
견과류를 넣어 먹으니 더 맛있었다. 그리고 이번엔 못했지만 두부를 깍둑모양으로 구워서 넣으면 더 맛있다.
이렇게 먹으니 소화도 잘 되고 혈당스파이크 걱정은 조금 덜었다. 천천히 꼭꼭 씹어 먹고 운동도 좀 해야겠다. 이제 시원한 가을이니 건강도 챙겨야지.
불 없이 영양가 있는 냉장고 파먹기 성공.
잘했다. 셀프칭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