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난 눈으로 푸르지 못한 세상 것들을 바라본다
금이 찍찍 가 있는 것들이 모난 눈으로 들어온다
허무한 도시의 황폐한 철골 구조를 건설해
구축한 창 속으로 내 눈을 거주시킨다
직각의 귀로 유영하는 소리를,
소리의 변주를 듣는다
찢기고 튕겨나가 널브러진 비의 소리가,
세상 것들이 토해낸 소리가 각진 귀 속에 담긴다
동심원의 파장이 일어난 소리 나는 것들의 호수에
각이 난 귀를 부식시켜 놓는다
둥근, 쨍한 붉은빛의 태양이
내 눈에 들어오지 못함은
그저 구름이 하늘을 닫아놓아서인가
모난 내 눈의 탓인가
흐르는, 유영하는 고운 소리가
내 귀에 괴로이 들리는 것은
그저 비를 맞아
심히 고통받는
작은 것들이 내는 소리인가
흐르는 성질의 소리가
직각의 내 귀에 담기어
그 모양이 바뀌어버린 탓인가
아, 나는 무엇을 보고 듣고 있는가
- 방충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