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 저 밑에 깔린 닻을 끌어올리듯
이 밤에 당신을 내 기억에서 끌어낸다
그런 그대는, 내게 무엇이었나
어렴풋하게 어림잡기 힘든 풋사랑의
그대는 내게•••
향기, 그댄 내게 향기
그대가 내 앞에 머물 때,
나는 아무런 저항도 없이
그저 향기를 맡는 양 그대에게 베어 든다
더운 숨, 그대. 내게 더운 숨
그대가 내 안에 차오를 때
가까스로 내쉴 수밖에 없는
그저 더운 숨을 내쉬는 그만큼 벅차게 하는 그대
땅. 그대는 내게 땅
그대가 내게 있을 때
밀어내려 해도 밀 수 없는
그저 자그마한 발을 그 위에 올려놓게 하는 그대
태양, 그댄 내게 태양
그대가 내게서 보이지 않을 때,
그대가 없는 자리에 멈출 줄 모르는 비가 온다.
아, 섬광증같이 보이는 그대
내게 향기, 더운 숨이었던 그대
나에게 땅, 태양이었던 그대
그대는 내게 감각, 그대는 내게 세상.
그대여. 내 세상이여.
끌어올린 닻으로, 내 기억으로 그대.
그대라는 배를 이제야 보내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