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한 직원의 안부 인사
회사가 싫다고 나가는 직원은 정말 많다. 이 작은 기업에서 퇴사는 또 얼마나 자주 있는지, 입사와 퇴사를 처리하는 것도 하나의 정기적인 일이 되었다. 경영관리자로서 퇴사자가 생길 때마다 회사를 돌아보게 된다. 우리의 문제는 무엇일까? 어떤 점을 개선하면 퇴사율을 낮출 수 있을까. 이 부분은 우리의 지속적인 과제이며 해결해야 할 미션이다. 하지만 정말 아이러니한 것이 하나 있는데,
'퇴사자'들이 다시 우리 회사로 돌아오고 싶어 한다는 점이다.
이미 우리 회사에는 회사를 나갔다가 돌아온 사람이 여러 명이 있다. 나갔다가 들어왔다가 다시 나갔다가 들어온 경우도 있었다. 퇴사이유는 다양하다. 먼저, 연봉을 더 많이 준다고 해서 나갔다가, 막상 가서 보니 조건이 더 나빠서 돌아온 경우가 있다. 통장에 들어오는 실수령액과 비교해서 더 큰돈을 준다는 곳으로 이직했던 건데, 막상 그 회사에서 실수령액을 받아보니 급여가 그보다 더 적었던 것이다. 그 이외에도 명절상여, 성과급, 각종 기념일 선물 등을 고려하면 우리 회사의 조건은 인근의 비슷한 규모 회사보다 나은 편이다.
다른 경우는 회사에서 업무상 실수를 자주 해서 회사가 내보낸 경우다. 술을 좋아하는 직원이었는데, 그러다 보니 지각도 많이 하고 밤새 술 마시다 덜 깬 상태로 출근을 하기도 했다. 술기운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생산라인에서 일을 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안전 상에 큰 문제가 되고, 생산 품질도 현격히 저하된다. 더구나 우리 회사는 생산과정에서 불량품이 발생하면 해당 원재료값을 고객사에 물어줘야 하는 구조인데, 한번 잘 못할 때마다 100만 원씩이다. 한 직원이 한 달에 여러 번 불량을 낸다면, 손실도 손실이지만 고객사가 우리와 일을 하고 싶어 할까? 그렇게 해서 자연히 회사를 나가게 됐다.
다른 직원들과의 다툼으로 퇴사하는 일은 가장 흔한 사유다. 함께 일하는 동료 혹은 상사가 불편하면 얼마나 일하기 싫겠는가. 그렇지만 한편 생각해 보면 어느 조직 사회나 꼭 나를 불편하게 하는 존재가 있기 마련이다. 회사를 옮긴다고 해서 나랑 딱 맞는 사람들로만 구성된 조직을 만날 가능성은 낮다. 물론 아주 훌륭한 사람들만 가득한 곳도 많겠지만, 그런 곳을 찾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동료와 싸워서 퇴사를 한 경우에는 다시 돌아오고 싶어 하는 경우가 좀 더 자주 있었던 것 같다.
사장님, 명절 잘 보내고 있으신가요?
명절이면 가끔 퇴사한 직원들이 사장님께 이렇게 연락을 하는데, 내용을 잘 들어보면 다시 회사를 다니고 싶다는 말이다. 회사로 직접 찾아와서 인사를 하는 경우도 간혹 있었다.
최근에 퇴사하려는 직원 때문에 조금 상심하던 중이었는데, 이렇게 또 돌아오려는 직원들을 보니 내심 약간 위안이 되기도 한다. '우리가 그렇게 나쁜 회사는 아니었구나'.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좀 더 나은 근무환경과 복지조건을 제시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해나가고 싶다. 이왕이면 '나갔다가 다시 돌아오고 싶은 기업'이 되는 것보다는 애초에 나가고 싶지 않은 기업이 되는 게 더 좋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