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와 잘 지내지 못한다면 그건 어쩌면 너의 약점

by 알레

부서를 옮길 때마다 부서원과 사이가 안 좋은 사람이 있다면? 첫 부서에서 그런 일이 생기면 무슨 사연인지 들어봐 주고 일의 시시비비를 따져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런데 두 번째, 세 번째 부서에서도 그런 일이 생긴다면 아마도 해당 직원이 문제라고 생각해 버리기 쉽다. 그게 그 친구의 평판으로 자리 잡아버릴 테니 말이다.


사람들과 잘 지내면 좋다.


회사생활을 할 때 동료들과 친하게 지낼 필요가 있을까? 일만 잘하면 되는 건데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기까지 해야 해?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나도 신입사원 때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1년도 되지 않아 그 생각이 바뀌었다. 사람들과 잘 지내면 좋다. 이건 다른 사람을 위해서 좋은 게 아니라 '나'를 위해서 좋은 일이다.




신입 때 내 부서는 다른 부서와 협업하는 일이 많았는데, 그러다 보면 부서 간 서로 감정 상할 수 있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이거 해달라, 저거 해달라 서로 업무를 주고받다 보면 분명 갈등이 생긴다. 당시 우리 부서 부장은 그럴 때 주로 타 부서 직원에게 윽박지르는 방법을 택했는데, 결과는 그다지 좋지 못했다. 우리 부서 일 먼저 해달라고 생떼를 쓰듯 전화로 화를 내니 상대방 반응이 좋을 리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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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신 해당 부서에 직접 찾아가서 도움을 청하는 방법을 택했다. "알려주세요", "도와주세요", "어떻게 하나요?",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질문과 감사를 수도 없이 반복했다. 부장이 이미 한바탕 한 이후라 부서 간 분위기가 험악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내가 찾아갔을 때는 정말 너무도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막내직원이 찾아온 것을 불쌍하게 여겼을 수도 있고, 선배로서 후배에게 이것저것 알려주고자 하는 넓은 아량이었을 수도 있다. 그 덕에 나는 일을 수월하게 할 수 있었고,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그 이후에도 나는 해당 부서 사람들과 최대한 잘 지내기 위해 애썼는데, 두고두고 일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사례가 어디 위에서 언급한 것 하나뿐이겠는가. 글을 쓰는 지금도 떠 울리면 마음이 뭉클해질 정도로 고마운 일들이 정말 많았다.




그렇다고 해서 직장 내 나의 평판이 그다지 좋았을 거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고분고분한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분명 '불호'의 대상이 된 적도 많을 것이다. 부서 회의 때 내 의견을 강력하게 주장하기도 하고, 부서장의 지시라도 이해가 안 되면 따져 물었다. 보수적인 조직에서 선호하는 직원상은 아니었을 것이다.(다시 직장생활을 한다면 좀 더 착한 직원이 되어야겠단 생각도 하고있다.) 그럼에도 함께 일하는 동료들, 가까운 선후배들과는 제법 잘 지냈는데, 이런 친분은 내가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빛이 났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누구나 어떤 상황에서는 갑작스럽게 곤란에지는 경우가 있다.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게 되거나, 어떤 일에 희생양이 되거나, 부당한 지시를 받거나. 언제 어떻게 위기가 찾아올지 알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나의 동료, 선후배들은 큰 힘이 되었다. 내 입장에서 생각해 주었고, 목소리를 내주었고, 문제제기를 해주었다. 회사 내 인간관계에서 따뜻함을 느꼈다.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는 일이 에너지 소모적이고, 나는 그들의 도움이 정말 하나도 필요 없다고 자신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말이 맞을 수도 있다. 언젠가 나에게 따뜻한 손 내밀어줄 동료가 없어도 잘 살아갈 수 있다면 그렇게 하면 된다. 하지만 너무 모든 것을 계산해서 행동하고, 일부러 뾰족해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그저 무난하게 지내는 데는 생각보다 큰 에너지가 들지 않으며,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내가 누리게 될 도움은 그보다 훨씬 값어치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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