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블레이크(1757~1827)의 시집 『순수의 노래』(1789) 중 →메아리 풀밭」에서 따왔다.
마을 공터에서 즐겁게 노는 아이들을 보며 한 노인이 마차가지로 즐겁게 뛰놀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하는 말의 첫마디다. 오웰이 여덟 살이던 1911년부터 1916년까지 다닌 학교에서 받은 상처를 예리한 필치로 그려내고 있는, 작가 자신이 편집자에게 보낸 편지에서 "긴 자서전적 스케치"라고 말하는 이 작품은 한 편의 짧은 소설처럼 읽힌다. 오웰의 대표적인 에세이 중 하나인 이 작품이 그의 사후, 그것도 2년 뒤에야 미국에서 발표된 것은, 명예훼손의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고, 그래서 영국에서는 학교장 부인이 사망한 뒤인 1967년에야 출간될 수 있었다.
1. 첫 두 문장(p373)
세인트 시프리언스 학교에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당장은 아니었고, 1~2주쯤 지나 학교의 일상에 막 적응했다 싶던 때였다) 나는 침대에 오줌을 지리기 시작했다. 내 나이 여덟이었으니, 그로써 나는 적어도 4년 이전에 뗐던 게 분명한 버릇으로 되돌아간 셈이었다.
2. 마지막 문장(p435)
그곳의 마법은 더 이상 나에게 미치지 않으며, 내겐 플립과 삼보가 죽었으면 하거나 학교가 불탔다는 이야기가 사실이었으면 하고 바랄 만큼의 원한도 남아 있지 않다.
3. 인상 깊은 문장들
- 나는 침대를 적시는 게 나쁜 짓이면서 내 통제력을 벗어난 일임을 알았다. 두 번째 사실은 내가 개인적으로 자각하고 있었고, 첫 번째는 의문도 갖지 않던 바였다. 때문에 저지르는지도 모르면서, 저지르고 싶지도 않으면서, 그리고 피할 수도 없으면서 죄를 저지르는 게 가능했던 것이다. 아무튼 그 일은 내 소년 시절에 지속적으로 큰 영향을 끼친 교훈, 즉 나는 내가 착해지는 게 '가능하지 않은' 세게에 던져졌다는 교훈을 심어주었다. 그리고 두 번에 걸쳐 맞은 일은 내게는 하나의 전기가 되었다. 덕분에 나는 내가 던져진 곳의 환경이 냉혹하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깨달았던 것이다.
인생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끔찍했고, 나는 생각보다 못된 아이였다.
전에 느껴본 기억이 없는 나의 죄와 어리석음과 나약함을 확신하고 있었다.
사람은 끊임없이 새로운 사실을 알아가기에, 지난 일들은 새로운 사실에 자리를 내주기 위해 잊혀야만 한다. (p378~379)
- 세인트 시프리언스는 학비가 비싸고 속물근성이 넘쳐나는 학교였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더 그런 곳이 되어가고 있었다. 삼보는 두 가지 큰 야심이 있었다. 하나는 작위가 있는 소년들을 학교로 끌어오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학생들을 열심히 훈련시켜 사립학교, 특히 이튼에 장학금을 받고 진학시키는 것이었다.
아주 부유한 집 아이들은 공공연히 총애를 받았다.
삼보는 때로는 학교의 명성을 위해 경제적 이익을 기꺼이 포기하기도 했다. 장학금을 받고 명문 사립학교에 진학하여 학교의 명예를 높여줄 만한 아이다 싶으면 학비를 대폭 깎아주고 특별히 데려오는 경우가 이따금 있었던 것이다. (p380~382)
분량이 꽤 많았다. 하지만 지루하지 않았다.
한 편의 단편 소설을 읽은 느낌이었다. 오웰이 학창 시절 편안하게 학교를 다니지 못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자세히 알고 나니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놀라운 점은 그때나 지금이나 부잣집 아이들에 대한 대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아이들 역시 내가 어떤 부자 위치에 있는 냐에 따라 자신의 위치도 달라짐을 알게 된다는 점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 아이들 역시 우리 집은 어떤 집이며 어떤 차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친구를 정한다고 하니 타임머신을 탄 기분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하기도 싫은 이 학교에서 오웰은 나름 좋은 기억도 있다 하니 오웰은 참 특별한 사람처럼 느껴진다.
남다른 그림책 큐레이션
예나 지금이나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가 가지고 있는 권력과 힘이 어른뿐만 아니라 어린이까지 가지는 선입견에 혀를 내둘렀다. 오웰이 '세인트 시프리언스'에서 경험한 일들은 현재 교육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학교폭력과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더구나 그 학교를 이끌어가는 선생님조차 자본주의에 따라 학생을 차별했으니 어린 마음에 얼마나 상처 입었을지 짐작이 간다.
어린이가 아닌 어른부터 곱지 않은 시선으로 차별을 서슴없이 행동하는 모습을 그린 그림책이 있다.
학교에서 반 친구가 먼저 차별적인 말을 하지만 여기에 더 불을 붙이는 건 다름 아닌 어른들의 모습이었다.
마치 세인트 시프리언스 학교를 관리했던 선생님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 출처: 알라딘 서점 -
조원희 (지은이) 이야기꽃 2021-02-08
민영과 임대, 단지와 단지 사이에 담장을 쳐 아이들을 갈라놓는 어리석은 세상, 어리석은 어른들이 귀 기울여야 할 아이들의 이야기다.
“우리 집, 진짜 좋아! 우리 집에 놀러 올래?”
“너네 집 3단지잖아. 거긴 임대 아파트야. 임대가 뭐가 좋아!”
“우리 집, 진짜 좋아! 우리 집에 놀러 올래?”
- 출처: 알라딘 서점 -
새 집으로 이사 온 네 식구는 마냥 행복합니다.
예전보다 훨씬 넓고 편리하며 이웃과 사이좋게 지내는 지금 집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학교에서 친구가, 동네에서 어른들은 좋지 않은 시선으로 한 마디씩 합니다.
사람마다 집은 어떤 의미일까요?
부의 상징이며 신분의 증거이며 투자의 대상이 집일까요?
어느 동네 몇 평짜리 집에 사는지, 집을 사고팔아 얼마를 벌었는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이 책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웃과 더불어 사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알아가길 바랍니다. 아이들은 어른을 보고 배우기에 나 어떤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한 번쯤 생각해보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