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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책미인 앨리 Jun 01. 2024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고고싱이다!

여전히 1인 브랜드 만드는 사람은 많고, 브랜딩으로 성공하는 사람도 있다.

누군가에게는 관심사로 또 누군가에게는 소식통처럼 다가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는 남보다 잘되기를 바라며 희망을 안고 살아간다.

몇 달 전 유퀴즈에 최민식 배우가 출현했다. 지금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배우로 알려졌지만 그 또한 무명 시절이 있었고 신인 시절이 있었다. 하얀 머리가 어색하지 않고 여전히 열정이란 무엇인지 포스를 느끼게 해 준 그는 배우 지망생들에게 조언을 한다는 질문에 "그냥 뛰어 들어서하면 돼요! 솥이 뜨거운지를 알려면 만져보고 뜨거운 맛을 봐야 알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작품을 할 때는 대본 안에 다 있어서 대본을 수도 없이 본다고. 대본은 외운다고 외워지는 게 아니라 그 사람과 가까워지도록 생각을 한다는 최민식 배우 말에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이순재 선생님 역시 배우라면 기본적으로 대본을 암기하고 역할에 맞는 사람으로 가면을 쓰는 것이 옳다고 했던 말 또한 생각났다.


1인 브랜드를 만든다는 생각을 했다면 그 브랜드는 남이 아닌 나 자신임을 스스로 명심하고 또 명심해야 한다.

내 이름을 걸고 하는 사업이기에 진실함이 묻어나야 한다. 남들보다 돋보여야 살아남는 것이 당연하지만 특별함을 강조하기 위해 양심을 속이는 행위는 말아야 된다. 1인 브랜드를 만들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늘 갈등한다. Stop을 해야 할지 Go를 해야 할지 하루에도 수백 번 생각하며 복잡해진다. 그렇게 고민할 거면 접어라고 하지만 그만두기에는 이미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기 때문에 아까워서라도 물러나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목적지에 가는 버스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이유는 조금만 있으면 올 거라는 희망이 있기에 버틴다. 때론 버티는 것만이 좋지 않을 때도 있다. 접어야 한다는 확률이 높다면 그만두는 결심이 더 좋은 성장을 위한 길일지도 모른다. 내 브랜드가 성장하기 위한 최고 환경이 뒷받침해 주면 금상첨화이겠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녹지 않다.

여전히 보이지 않는 경쟁은 이루어지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자신을 펌하하기도 한다.


콘텐츠 카피에 노이로제가 걸린 나에게 상표 등록은 방패로 다가왔다. 상표 등록은 어렵지 않게 이뤄질 거라 생각했다. 스스로 상표 등록을 해보려고 하려다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는 상태에서 진행하는 것보다 그래도 조금 알고 있는 전문가를 통해 하는 점이 여러모로 편할 거란 생각에 전문가에게 맡겼다. 들뜬 마음으로 상담받으며 내가 자본주의에 살고 있다는 현타가 왔다. 마치 놀이공원에서 기구를 타기 위해 한두 시간 서서 기다리는 반면 하이패스로 바로 탈 수 있는 이용권이 여기에서도 적용됐다. 빨리 등록을 원하는 사람은 두 배정도의 돈을 지불하면 6개월 안에 상표 등록에 대한 심사를 받을 수 있고 그렇지 않을 경우는 일 년이라는 시간을 시간이 걸렸다. 후자를 선택한 후 6개월이 지나고 심사가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물어보니 아직 심사 대기 중이라는 답을 받았다. 그만큼 상표 등록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며 1인 브랜드 또한 많음을 느꼈다. 수입이 거의 없는 상태이기에 사업자등록으로는 하지 않았고 다만 내 브랜드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점이 큰 이유였기 때문에 무작정 기다렸다. 긴 일 년의 시간이 지나고 결과가 나왔는데, 흔하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청천벽력이었다. 그동안 기다린 애달픔이 한순간 무너졌다. 다시 도전을 할 것인지 그만둘 것인지 고민됐다. 다시 재신청할 때 또한 비용이 들어갔으며 수정도 해야 했다. 이왕 하는 거 최민식 배우가 말한 것처럼 고고싱을 선택하고 로고를 첨부해 다시 재심사신청을 했다. 이 또한 하이패스길과 보통 길 중 선택해야 했다. 일 년을 또다시 기다리려고 하니 피가 말랐다. 결국 쌈짓돈으로 하이패스를 선택하며 재신청 접수했다. 하이패스라지만 시간이 걸리는 건 여전했다. 약 6개월 후 재심사가 시작되었다는 연락이 왔고 며칠 전 연락이 왔다.

"남다른 그림책" 상표 등록이 되었다는 소식에 큰 미소가 번졌다. 앞으로 10년간은 내 상표를 사용할 수 없으며 법적으로 보호받는다. 유지비 또한 얼마가 들었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을 실감하며 모든 과정을 마쳤다. 직접 우편으로 상표 등록증을 받는 일만 남았다. 정말 긴 시간이었다. 그 사이에 벌어졌던 일들을 생각하니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성공보다는 성장을 향해, 실패를 하더라도 그 또한 내 성장의 한 부분이라는 점을 기억하며 오늘도 한 걸음 내디뎌 본다. 1인 브랜드는 성공한 사람들이 말하듯이 누구나 할 수 있다. 다만 자기 계발서에 쓰는 글처럼 무조건 따라 하기보다는 내 상황에 맞게 내가 할 수 있는 역량과 환경을 살피며 도전해 보길 바란다.

처음부터 잘 풀리지는 않는다. 성공하는 사람들처럼 되려면 수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포기하지 않는 힘, 좌절하지 않는 긍정 마인드 셋이 필수로 따라와야 한다. 아직 내가 갈 길은 멀었다. 이제 발걸음을 떼기 시작했다. 여전히 주위에는 틈틈이 땅따먹기가 유행하고 있으며 남을 누르기 위해 일어나는 악행을 경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인 브랜드를 해보라고 이야기하고 싶은 이유는 '나'를 들여다보는 기회가 되고 내가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성공보다는 성장을 향해 가길 바라며 무엇보다 꾸준히 고고싱하며 걸어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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