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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래 May 27. 2021

배추전, 타이밍이 중요해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밍.

인생은 타이밍, 사랑은 타이밍. 모든 건 타이밍이 중요하다. 태양이 떠오를 때, 밀물이 들어올 때처럼 정확한 시간이 맞아야만 또 다른 세상을 만날 수 있다. 긴 시간이 밤이었다가 태양이 뜨면 새로운 아침이 오고, 밀물이 들어오면 때론 섬이 되었다가 때론 배가 뜬다.


그 소중한 타이밍을 놓쳐 아쉬웠던 적이 있나.

사실 살면서 타이밍을 놓친 순간들은 많았다. 사소하게는 괜히 늦장을 부리다 버스를 놓쳐 지각을 할 때도 있었고, 좀 더 깊은 관계로 발전하려다 식어버린 적도 있었다. 하고 싶던 일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타이밍이 안 맞아 안타깝게 놓아줘야 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 어떤 타이밍을 놓쳤을 때보다 아쉬웠던 순간은 해야 할 말을 하지 못하고 놓쳤을 때다. '사랑한다'는 말은 그 타이밍을 놓치면 다시 하기 힘들다.


돌아가신 할머니께 사랑한다는 말을 매번 하려다 하지 못했다. 할머니 집에 놀러 갔을 때도, 용돈을 주셨을 때도, 할머니께서 아프셨을 때도 타이밍을 놓쳐하지 못한 말은 '사랑해'라는 말이었다. 어쩌면 할머니께서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일 수도 있는데 부끄럽단 이유로, 다음번에 기회가 있을 거란 이유로 그렇게 시간을 미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할머니는 하늘나라로 가셨고, 타이밍은 놓쳤다.

가장 좋은 타이밍은 내가 생각한 바로 그 순간이다.

생각해보면 그리 어려운 말은 아니었는데, 무엇 때문에 하지 못했을까. 인생에 두 번의 기회는 없고, 지나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듯이 한 번 놓친 타이밍은 다시 만날 수 없다. 그때 생각이 났을 때 바로 사랑한다는 말을 내뱉었더라면 지금쯤이면 덜 후회하지 않았을까.

생각한 바로 지금 이 순간이 바로 시작할 타이밍이었다.


노랗고 하얀 배추가 익으면 단 맛을 내듯 사랑한다는 달달한 말을 전할 타이밍이 있다.

배추를 뒤집어야 할 때 뒤집지 않으면 노란 배추가 까만 배추가 될 테다.


놓친 버스는 아쉽지만 다음 버스를 타면 되고, 전하지 못한 고백은 다시 진심을 전하면 되고, 하고 싶은 일은 언제가 기회가 왔을 때 다시 시작하면 된다. 하지만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고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 그렇기에 우리는 사랑한다는 말을 미뤄선 안 된다.


운명처럼 내게 온 기회를, 신이 주신 선물 같은 타이밍을 기꺼이 놓치지 말자.

그리고 사랑한다는 말을 아끼지 말자.

지금 바로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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