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력을 따지는 운동이라 한다. 오래 친 사람이 더 잘 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처럼 그만큼 시간을 들여야 하고, 그 시간의 차이를 쉽게 넘볼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간 앞에 좌절하고 멈춰 있을 수만은 없다. 시간을 들여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 남들만큼, 아니 남들보다 잘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한다. 하지만 ‘구력이 중요하다’는 말을 들으면 힘이 빠질 때도 있다. 결국 시간의 차이를 극복하지 않으면 실력 차이도 이길 수 없다는 말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빠르게 늘고 싶을수록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다. 이제 배드민턴 시작한 지 고작 6개월도 채 되지 않았는데, 이미 오래 몇 년 쳐온 사람을 어찌 쉽게 이길 수 있을까. 어느 정도 내려놓으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시간이 걸리는 일이기에, 그 시간만큼 내가 버틸 수 있을 수 있는 단단한 마음만 있다면 괜찮을 것 같았다.
이미 시간 차이는 벌어졌어도 구력을 아예 뛰어넘지 못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배드민턴을 친 지 오래될수록 경기를 운영하는 센스가 경기를 보는 시야는 넓겠지만, ‘초심자의 행운’이 더 크게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잃은 것이 없기에 심리전에 휘둘릴 일이 없고, 전략에 대한 지식이 없어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아서다. 세상에는 실력과 능력으로 말고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기묘한 일이 종종 일어난다.
그렇기에 구력보다 중요한 건 그 시간을 버틸 힘이라고, 구력 차이를 이기지 못하고 중간에 무너지지 않을 마음, 멘탈이 더 중요하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 아니라, 꺾였는데도 그냥 하는 것이라 했다. 상대와 나의 구력 차이는 이미 바꿀 수 없는 것이다. 상대와 나의 구력 차이를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바꿀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게 낫다. 주변에서 내게 근력 운동과 보강운동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이유다.
이제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했는데 제대로 걷지 못한다고, 빨리 뛰고 싶다고 재촉하는 건 과한 욕심이다. 갓 태어난 아이도 걸음마를 떼려면 적어도 1년은 걸린다. 잘 걷고 잘 뛰기 위해서 넘어지지 않고 두 다리로 서 있을 힘이 있어야 한다. 아직 아이다. 속도에 집중하지 말고 걸어갈 방향에 몰입해 보자. 걷는 방법만 알면, 뛰는 건 시간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