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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imum Jul 23. 2024

조회수 5000을 돌파했습니다!

브런치작가로 쓰는 삶

  난생처음으로 제 마음에 드는 글을 한 편 완성하고 난 후 저는 새로운 사람 즉 신인(新人)이 되었습니다. 제 자신뿐만 아니라 세상도 달리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도 좀 더 좋은 글을 쓰고 싶다, 그리고 그 글을 내가 아닌 단 몇 사람이라도 진심을 다해 집중해서 차분히 읽어주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출간을 하거나 대중매체에 기고하지 않아도 인터넷상에 글을 써서 독자들과 만날 수 있는 신통한 시대에 살고 있으니 그 행운을 마음껏 누려 보기로 결심했습니다. 글의 모양새는 아직도 부족함 투성이지만 거기에 담긴 생각만큼은 공감해 주실 분들이 몇 분이라도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를 하며 브런치 작가에 도전했습니다. 몇 번씩 고배를 마신 작가님들도 계시다던데 저는 운 좋게도 한 번에 심사를 통과했습니다.



 예상치 못했던 결과에 가슴 벅차게 기뻤지만, 한편으론 앞으로 어떤 글을 어떻게 써야 할지 망망대해에 던져진 것처럼 막막하기도 했습니다. 누군가 ‘작가에게 최고의 동기부여는 영감이 아니고 마감’이라고 했었던 것이 기억이 나더군요.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데 젬병인 의지박약녀 저에게는 '마감'이 절실하게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도전했던 것이 브런치 무비패스였습니다. 브런치 무비패스는 코로나 이후 잠정 중단되었지만, 브런치 작가로서 신작 영화가 개봉하기 전 언론시사회에 초대되어 영화를 보고 리뷰를 쓰는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었습니다. 숙제처럼 마감을 지켜 꼭 써내야 한다면 저에게 큰 동기부여가 될 것 같았습니다. 평소 좋아하던 영화 리뷰를 한 편 써서 응모했고 다행히 패스를 받았습니다.

 리뷰를 쓰기 위해 영화를 보는 일은 평소 가벼운 마음으로 영화를 보는 것과는 모든 면에서 확연히 다른 노력과 자세가 필요한 작업이었습니다. 감상할 때에도 엄청난 집중력과 분석력을 동원해야 했고, 보고 나서도 감독이나 배우, 스태프에 대한 정보와 그 밖에 영화에 대한 깊고 넓은 자료 조사가 필요했습니다. 영화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해 늘 허둥지둥 댔고 스토리 흐름을 분석하고 중요한 대사들을 다시 찾아 정리했습니다. 매번 버거운 작업이었지만 어떻게든 마감을 지켜 열심히 리뷰를 올렸습니다. 제 글은 평론가들의 비평처럼 심오하지도 못하고 전문지식도 부족했을 것입니다. 플롯, 편집, 촬영기법, 연출력 등 제가 잘 모르는 전문적인 부분은 과감히 배제하고 영화의 스토리와 메시지에 대한 부분에 집중하여 제가 느끼고 해석한 대로 진솔하게 쓰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그렇게 매번 빠지지 않고 시사회에 참석했고 열심히 리뷰를 올렸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조회수 알람이 계속해서 울리는 것이었습니다.





브런치팀에서 Daum 메인이나 카카오톡에 노출을 해준 것이었는데, 유튜브, 인스타그램에 비하면 턱도 없이 적은 조회수이지만 동영상도 사진도 거의 없이 긴 글(텍스트)을 전하는 플랫폼으로서는 굉장한 조회수였습니다. 영화평론가도 아니고 기자도 아닌 저의 글이 대한민국 국민들이 하루에 몇 번씩 들여다보는 사이트와 플랫폼에 버젓이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은 전혀 현실감이 없었습니다. 그런 기적 같은 경험을 꽤나 여러 번 했습니다. 제 글이 에디터에게도 독자들에게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인증서를 받은 것만 같아서 기쁨과 흥분에 잠을 설칠 정도였습니다.



 이 사실을 어쩌다 알게 된 가족들과 지인들은 물었습니다.


그거 유튜브처럼 돈 좀 되는 거야?


 저는 말없이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브런치 작가 6년 차인 저는 아직 출간도 하지 못했고 내로라할 수익도 창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진행형 성장형 아마추어 작가입니다. 독립출판을 할 수도 있지만 제 글과 기획력이 부족한 줄 잘 알면서도, 브런치팀이나 출판사 편집자에게 선택되어 정식으로 출판되기를 바라는 말도 안 되는 꿈을 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몇 번이나 큰 슬럼프도 겪었고, 도전에 실패하면 바닥까지 떨어져 보기도 했고, 글쓰기를 그만둬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도 이렇게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그저 글을 쓰고 싶고 글쓰기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저에게 글쓰기가 언제나 너무나 힘들고 어렵습니다. 수없이 좌절하고 포기하고 도망쳐 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도망치고 떨쳐내려 해도 세상 많은 일들 중 제가 가장 몰입하여 그 고통을 즐기며 할 수 있는 일이 글쓰기이기에 오늘도 이렇게 어떻게든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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