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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민혜 May 07. 2024

겨울에 가기 좋은 스페인의 휴양지에서 시를 썼다.

스페인 라스팔마스데 그란카나리아, 여행견문록


노란 꽃이된 신화 속 인물을 떠올리며, 나르키소스의 사랑

라스팔마스데 그란카나리아

Las Palmas de Gran Canaria, Spain 여행견문록



iPhone 5s, 2017, 나르키소스의 사랑


나르키소스의 사랑



얼어붙지 않았으면 해

차가운 미소에 날카로운 충고에


보이지? 구름은 하늘에 떠있지만

구름을 담은 하늘은 바다에 떠있어


나는 검고 단단한 외딴섬

얇은 판으로 우뚝 서있어


멀리 보이는 섬의 모자와 나는 다르지

위로 뻗어있는 산들은 하늘만 바라봐


나는 위로 가고 싶지 않아

내 모습은 아름답고도 익숙한 변명


찰랑이는 유체 표면을 헤엄치는 나의 인어

구름과 하늘과 나의 반려는 한 평면의 세계에


너 바라보며 시간 가는 줄 몰랐네

라스팔마스의 바다에 나 누웠네


얼마나 오랜 시간 이곳에서 바라봤는지

굳은 연인의 주위엔 꽃이 피었어


괜찮지? 섬은 하늘을 영원히 만나지 못하지만

우린 닿을 수 있어 노란 꽃 몇 송이면 충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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