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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늘 Oct 12. 2024

축하한다는 말





“다시 글을 쓰게 된 것도 과거의 상처를 바라보며 스스로 치유하고 또 회복한 것까지 모두 축하해요.”


이른 아침, 사랑하는 요가 선생님에게 장문의 연락을 받았다. 예상하지 못한 곳에 걸린 그 말이 처음엔 낯설어 축하한다 축하한다 스스로에게 여러 번 되뇌었다. 한 번도 그렇게 느낀 적이 없었는데,  축하받을 일이었구나. 그러네. 이보다 완전한 표현은 없겠어. 


우주의 모든 것은 내가 인지하기 전까지 없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한다. 물리학자 유진 위그너는 이렇게 말했다. '관찰자의 의식을 가정하지 않고서 물리학 법칙을 일관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관찰 없이는 아무런 현상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객관적인 현상보다 어떻게 볼 것인지 관찰자의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김춘수의 시 '꽃'을 통해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것을. 


축하한다는 말이 나에게로 와서 빛이 되었다. 그 말 한마디에 축하받을 일은 축하할 일이 되고, 별일 없이도 어제와는 다른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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