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초원의 빛 강성화 Jul 31. 2021

8살 딸이 차린 식탁

아빠와의 라이벌(?) 의식의 산물

8살 딸의 가장 큰 라이벌(?)은 바로 아빠입니다.^^ 엄마를 두고 사랑 쟁탈전이 아주 치열합니다. 아빠에게 활짝 웃으며 칭찬이라도 해주는 날엔 딸의 한쪽 눈꼬리는 올라가고 입이 삐죽 나옵니다. 아주 조심해야 합니다.(그래서 칭찬은 꼭 아이가 없는 곳에서만..--;)


그런데 그런 자신의 유일무이한 경쟁 상대인 아빠가 차린 밥상이란 글이 포털 사이트 메인에 올라갔다고 하니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https://brunch.co.kr/@alwaysbehappy/51


그러더니 그날부터 경쟁 상대(?)와의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한 딸의 승부욕에 발동이 걸렸습니다. 그렇게 해서 전 잠시 동안 주말 아침 주방을 딸에게 내어 줘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뭐 어쩌겠습니다. 전 이 싸움에서 철저하게 중립을 지켜야 했던 바. 세월아~ 네월아~ 아침부터 주방을 쟁탈한 딸을 지켜보고 있을 수밖에요.


아침부터 시작된 딸의 식사 준비. 누가 브런치 작가 딸 아니랄까 봐 우리는 그렇게 한동안 아침이 아닌 브런치를 먹어야 했습니다.--;


엄마가 간식으로 만들어 주었던 샌드위치 생각이 났던지

< 이건 엄마표 샌드위치 >


제법 비슷하게 흉내 내 샌드위치를 완성했습니다.(달걀 프라이 뒤집을 때와 뜨거우니 속재료 올릴 때만 도와줬습니다.) 샐러드 데코도 샌드위치 위 베이비 채소도 모두 딸의 손을 거쳐 완성된..^^

< 그래,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더니.. >


단호박 죽도 휘휘 젓고,

< 그래도 위험하니 아직 불 가까이엔 가지 마렴 >


이 모든 걸 직접 차린 딸이 기특하고 대견하면서도 '아~ 라이벌과의 승부욕이 이런 결과를 낳는구나~'라는 생각이..--;

< 기특한 것, 언제 네가 이렇게나 컸니? >


사실 전 전날 저녁을 많이 먹으면 다음 날 아침은 물과 과일만 먹습니다. 어쩌면 다행이었는지도. 3인분을 준비하려면 시간이 더 걸릴 테니..--;

< 아빠는 아메리카노~ 나는 미숫가루~♥ >
< 데코에 신경쓰느라 시간이 그렇게 걸렸구나.--; >


물론 뒷감당은 엄마의 몫입니다.^^ 다행히(?) 엄마 아빠의 엄청난 칭찬과 물개 박수로 인해 한동안 주말 아침을 담당했던 딸은 그 자리를 제게 넘겨(?) 주었습니다.^^ 어리게만 생각했던 딸이 언제 이렇게 컸나 싶은 생각이 들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린아~ 너 가만히 보니 은근히 소질이 있네.^^
나중에 좀 더 커서 엄마 맛있는 밥상 차려 줄
그날을 기다리고 있을게~♥



< 아빠, 잘 봤죠? >
< 내가 아빠보다 훨씬 더 낫죠? >
< 역시 아빤 나의 경쟁 상대가 안 돼요~ 엄마는 린이꺼~♥^^ >


ps. 오늘 아침에 네가 차린 식탁에 대한 글을 썼다고 하니 흐뭇했던지 오늘 아침도 자기가 차리겠다고..--; 엄마아빠는 침대 위에서 편히 있으라고 하더니 또 이렇게 차려 놓았습니다.^^ 손이 조금 빨라진 걸 보니 그새 또 컸나 봅니다.^^

< 엄마~ 이건 내 글 올린 기념 특별 서비스~♥ >




아빠와는 그렇듯 숙명의 라이벌이지만, 엄마 앞에서는 세상 더없는 애교쟁이입니다.^^(물론 때때로 마음속에 꼬마 악마(?)가 나타나 엄마를 아주 들었다~ 놨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엄마는 아무것도 도와주지 말고 앉아서 책 읽고 있으라 하고 이렇게 엄마 간식 먹으라고 챙겨 오곤 합니다.^^


< 이 세상엔 좋은 게 너무 많아요~♬ >
< 그 중에서도 제일 좋은 건 우리 엄마~♬ >
< 사랑, 사랑해요~ 엄마, 사랑해요~♥ >


그렇게 간식을 챙겨 오며 엄마를 보며 노래를 불러 주곤 합니다.


'이 세상엔 좋은 게 너무 많아요~

그중에서도 제일 좋은 건 우리 엄마~

사랑, 사랑해요~ 엄마 사랑해요~"


나이 좀 먹을 만큼 먹었다 하신 분들 이 가사 어디선가 들어보셨죠? 네, 맞습니다. 모 광고에 나온..^^;


사실 딸은 아직 잘 모릅니다. 엄마가 자신을 위해 만들어준 노래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쩔 수 없었습니다. 어릴 때 처음 저 노래를 불러줬는데, 어찌나 좋아하던지..(차마 광고 음악에 엄마가 가사를 좀 바꿨다고 말할 수가...--;)

< 엄마, 나 잘했어요? 나 예뻐요? >
< 그래, 꽃보다 네가 훨씬 더 예쁘고 사랑스럽구나~♥ >


하늘이 내게 어찌 이런 큰 선물을 주셨는지..
딸아~ 이 엄마는 그저 고맙고 고마울 뿐이다~♥
너는 샛노란 해바라기가 예쁘다고 말했지만,
그 꽃에겐 미안하지만
엄마에게 그 꽃은 아웃 오브 안중이었단다.
네가 그 꽃보다 더 예쁘고 사랑스러워서~^^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
그렇게 사람의 향기로 주변을 물들일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사랑한다, 내 딸~♥



written by 초원의빛

illustrated by 순종


Always be happy!*^_____________^*




* 오늘의 추천곡 *


이승철님의 'My love'

(이 노래의 뮤비는 볼 때마다 감동입니다.^^

오늘 아침에 문득 생각이 나 우리 가족들이

다 함께 보며 노래를 들었습니다.^^

우리 딸은 훗날 어떤 프로포즈를 받을는지~^^)

https://youtu.be/hXiCB6SZp4U



창작 동요 '여름 냇가'

(우리 가족 모두 가장 좋아하는 동요입니다.^^)


https://youtu.be/05uT7-zJkqg


매거진의 이전글 꽃을 보듯 너를 보고 꽃을 보듯 나를 본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