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다이내믹이 아닙니다.

無계획성은 그저 일잘못의 변명일 뿐

by Phd choi 최우수

한 때 코리아 앞에 다이내믹(Dynamic)이라는 형용사를 붙여서 홍보 문구로 사용했었다. 형용사로서 다이내믹(Dynamic)에 대해선, 대부분 호의적이어서 뭔가 역동적이고 열심히 하는 것 같고, 젊은 느낌이랄까?일정 부분 이해되고 고개가 끄덕여진다.




어느 조직에서 연구 조직과 계열사 사무실을 느닷없이-물론 극소수 의사결정권자들 머릿속에선 아주 오래전부터 자리 잡았겠지만-근무지를 옮기라고 한다. 당연히 자기 건물은 없고 임대로. 연구실은 인허가, 오폐수 등 일반 사무실을 옮기는 것보다 따지고 확인할 것도 많다. 인허가 과정도 매우 까다롭고 기자재 이동을 위한 비용도 많이 든다. 그럼에도 공개되지 않은 저 높은 곳의 이유를 들어 무작정 옮기란다. 특히, 연구 기능을 통합해야 한다면서 현재의 자리로 이전한 지도 불과 2년 남짓이다. 짐작했겠지만 계획 수립, 대안 검토, 충분한 준비를 위한 시간은 당연히 주어지지 않고, 마치 퇴근 한 시간 전 소집한 회의에서 지시한 업무 보고를 내일 아침 출근하여 받겠다는 식이다.


이런 의사결정과 업무 추진 방식에 익숙한 사람들은 그러려니 하면서 머리 한편에 우리 조직은 참 '다이내믹해'라고 자위 혹은 실제로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더 최악은 이걸 무슨 자신들의 고유한 조직문화라며 거들먹거리기까지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건 그저 無계획성 일처리에 중독된 자기기만이며 집단 최면에 불과하다. 마치 우리가 화장실 청소를 할 때 오염된 곳을 확인하고 더 오염된 곳은 더 잘, 그렇지 않은 곳은 덜 청소하는 것과 같이 적재적소에 자원을 투입하여 청소의 효과와 시간, 인력을 절약하는 것이 아니고, 그저 묻지 마 식으로 물한바가지 끼얹거나 물 호스로 시원하게 물만 뿌려대고 청소 끝내는 방식과 같다.

골프나 야구로 치면 공이 배트나 골프 클럽에 와서 맞아주길 기대하며 공도 안 보고 있는 힘껏 휘두르기만 하는 것과 같다. 이런 마인드로 사업을 하면 잘되나 못되나 모두 남 탓을 하게 된다.




이런 조직 내에서 일하는 구성원들에겐 역량 개발을 위한 적절한 경험 기회도 거의 주어지지 않는다. 공 안 보고 휘두르는 방망이처럼 이렇게 일을 하면서 배우는 것이라곤 '빨리빨리'와 절차 무시, 대충 밖에는 없다. 빠른 일처리 조차도 프로세스를 통한 빠른 업무 처리가 아니고, 빠른 결과만을 지향하는 단순 스피드 집착에 불과하여 정작 다른 조직에서는 통용될 수 없는 무가치한 경험일 뿐이다. 결국 구성원은 업무를 통한 학습과 성장 기회는 없고, 오직 결과라는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式' 업무 경험만 얻게 된다.




또한 조직문화는 이런 퇴행적이고 소수만을 위한 비뚤어진 관행이 쌓여서, 운동의 잘못된 자세처럼 굳어져 교정이 어려워지고 성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잘못된 자세가 신체에도 무리를 줘서 건강을 해치게 되는 것 처럼, 조직문화도 부작용이 누적되어 괴이한 조직문화를 초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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