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의 내 모습이 쓰는 편지
지금 저는 안식년을 발리에서 보내고 있어요.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는데 드디어 이루고 있네요.
발리에서 요가를 배우고, 명상도 하고, 서핑도 하며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고 있어요.^^
오늘은 날이 좋아서 서핑하려고 합니다.
서핑을 처음 시작한 건 15년 전, 제주도에서 아이들이 꼬꼬마였을 때 개인 서핑 수업을 받았던 것이 계기였어요. 매년 시간 날 때마다 조금씩 했지만, 교습을 받아도 실력은 안 늘고 초보 신세였어요.
그래도 서핑이 좋았던 이유는 자연이 만들어 내는 파도 위에서 수영을 잘하지 못해도 스릴을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스포츠였어요. 서핑보드 위에서 비록 1m라도 파도타기에 성공할 때면 성취감이 밀려오며, 마치 도파민이 솟구치는 기분이 들어요. 너무 신나고 재미있어요^^
바닷물 온도는 한 계절이 느리다고 해요. 여름바다의 물 온도는 봄이고, 가을바다의 물 온도는 여름이랍니다. 그래서 태양이 뜨겁지 않은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에 서핑해도 춥지 않아요. 그래서 서핑 애호가들은 사람이 붐비는 휴가철보다 파도가 높은 가을바다를 즐기곤 해요. 저도 가을바다를 제일 좋아하는데, 서핑을 좋아하게 된 이유에 한몫한 것 같아요.
발리는 서퍼들의 천국입니다~ 서핑을 할 땐 몸도, 마음도 젊은 시절로 돌아가는 것같이 힘이 나고 신이 납니다.
그리고, 요가를 통해 명상의 깊이를 새롭게 알아가고 있어요. 꼭 추천해주고 싶어요. 어지러운 마음이 차분해지고 자신을 돌아본다고 해야 할까요?
몸도 마음도 가뿐해지고 머리도 맑아지고 있어서 ‘건강한 삶이란 이런 것이야’라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 더 일찍 시작했으면 좋았겠지만, 지금이라도 하고 있으니 다행이에요. 복잡한 마음이 들거나 불안한 마음이 든다면 꼭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저를 만나는 여행객들은 마지막 질문을 늘 똑같이 합니다.
발리라이프가 언제 끝이 나고, 다음 목적지는 어디인지 물어봅니다.
저는 다른 어딘가로 여행을 할지, 한국으로 돌아갈지 아직 아무것도 정한 것이 있지는 않아요~
그렇게 정처 없이 즉흥적으로 흘러가는 대로 저의 1년을 보내기로 했기 때문에 아직 정해진 계획은 없어요.
하루를 놓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지내보려고 합니다.
저의 쇄골에 새긴 ‘Don’t miss today’라는 타투를 모토로 삼고 있어요.
오늘은 아름다운 석양을 보며,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틀어두고, 엊그제 시장에서 산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샐러드와 치킨 그리고 맥주 한잔 하며 하루를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오늘도 굿데이, 내일도 굿데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