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학습 아동의 교육을 돕는
느린 학습 아동의 교육을 돕는 ‘천천히 함께’
느린 학습 아동의 교육지원 사업인 '천천히 함께'에 멘토가 되어 올해 초부터 초등학교의 한 아이를 가르치게 되었다. 느린 학습 아동이란 또래들과 비교하여 배움이 느리고 반복 학습이 필요한 아동을 말한다. '천천히 함께'는 교육과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느린 학습 아동이 우리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 지원 사업이다. 예전에는 공부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로 구분하고, 또는 장애가 있는 아이와 없는 아이로만 구분해왔다. 그런 경우 좀 이해가 느리고 반복 학습이 필요한 경계선 아이들이 의지할 곳이 없었는데 이제는 천천히 가는 아이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여건이 된 것이다.
오늘 수업이 있는 날인데 수업을 마치고 나오니 학교 주변이 너무 아름다워서 사진을 찍어 왔다. 내가 맡게 된 아이는 여학생인데 참 착하고 이쁜 아이다. 처음 보았을 때 보통 아이들과 다른 점이 없어 보였다. 다만 이해와 학습이 느려서 한 번 더 말해주고 기다려주면 되는데 학교 교육에서는 많은 아이들이 같이 가야 하다 보니 속도 맞추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처음에는 잠깐 놓쳤을 것이고 바로 도와주었으면 이렇게 멀리 오지는 않았을텐데 하는 점이다. 또 이제 6학년인데 중학교 가서 이런 도움을 받지 못하면 계속 뒤처질텐데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다. 국어는 5학년 1학기 수학은 4학년 2학기 수준의 진도를 공부한다. 한 번 더 설명해주고 기다려주고 꾸준히 하면 같이 갈 수 있을텐데 안타깝다. ‘못하는 아이’라는 주변의 시선이 아이를 주눅들게 하는 것은 아닌가 한다.
다행인것은 미술을 잘 그려서 그 부분에서는 자신감이 있다. 장래희망도 그쪽 분야로 희망하고 있다. 6학년 여학생이다 보니 모든 것이 조심스럽다. 말이 별로 없고 표현력이 부족하다. 내가 상담교사이기도 하니 감정 부분에서 용기와 자신감을 갖게 하려고 노력한다. 감정카드나 우울 분노 불안을 다루는 카드를 이용해 감정을 먼저 이야기로 풀고, 자기를 표현할 수 있도록 연습해서, 대인관계나 사회성을 기르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EQ활동을 수업 중간이나 앞쪽에 두어 수업의 지루함도 없애고 정서부분을 지원하는 것도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지난 토요일에는 2차 보수교육이 있었다. 장소는 AT 센터이고, 시간은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교육이었다.
첫 시간은 느린 학습 아동의 정서적 특성 이해와 정서 도구를 활용한 접근 방법에 대한 강의가 있었다. 강의를 들으면서 배움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는 것 같아도 새로운 접근과 연구가 계속되기 때문에 새로운 방법을 배워서 적용함으로써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해야겠다. 두 번째 시간은 조별 토의가 있었다. 각자 과정에서 어려운 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해결 방법을 찾고, 주제에 따라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세 번째 시간에는 조별 토론 내용을 공유하고 질문에 대해 슈퍼바이저의 교육 노하우를 배우는 시간이었다.
지난번 1차 때도 그랬지만 이번 2차 교육은 강의 내용도 더 좋았고 멘토들의 경험과 고민, 노하우를 듣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되었다. 4시간을 얼마나 집중하고 공부 했는지 돌아오는 길은 피곤해서 서점에 들릴 계획이었으나 그냥 집으로 왔다. 그래도 배움이 있는 뿌듯한 하루였다.
멘토를 하려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지만 한 아이에게 도움을 줄 수 있고, 그 아이가 사회의 구성원으로 잘 성장하도록 돕는다는 보람으로 이 일을 한다. 초등학교에 가면 아이들의 표정과 모습이 너무나 예쁘고, 학교 주변의 화초와 채소 등을 아름답게 가꾸고 있는 것을 보면 힐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