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서만 세 번 불렀는데, 손해 본 걸까?
첫 플레이데이트가 성공적으로 끝난 날, 괜히 마음이 몽글몽글해집니다.
하지만 그 만남이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지길 바란다면, 생각보다 엄마의 ‘다리 놓기’가 중요합니다.
이번편은 국제학교에 다니는 아이를 둔 엄마이자 교사로서, 플레이 데이트 이후 관계를 이어가는 현실적인 팁들을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다음엔 너희 집에서 놀자~”는 국제공통어입니다.
이 말은 단순한 인사처럼 들리지만, 엄마들 사이에서는 일종의 암묵적인 코드처럼 작동합니다.
그러나 한두 번 초대한 뒤 꼭 상대방이 바로 초대해줘야 한다는 규칙은 없습니다.
아이의 학교 적응이 우선인 초기에는, 우리집에서만 3~4번 연달아 초대하더라도
아이 입장에서는 편안한 공간에서의 만남이 친구와의 관계를 깊게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오롯이 우리아이를 위해, 1시간에 15만 원씩 과외를 받는 것보다 친구와의 ‘진짜 놀이 시간’이 훨씬 효과적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몇 번 더 불렀다고 손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단 한번도 고마움을 표시하거나 자기집 초대를 하지 않는다면
과감히 '손절' 하셔도 좋습니다.)
아이의 친구 관계에 도움이 되는 것은 단순히 아이들 사이의 호감만이 아닙니다.
엄마들끼리의 가벼운 소통도 관계 유지에 생각보다 큰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요즘 우리 아이가 땡땡이 얘기만 해요. 덕분에 학교 생활을 즐겁게 시작하고 있어요. 고맙습니다 :)”
이런 짧은 톡 하나만으로도 분위기는 확 달라질 수 있습니다.
상대 학부모 입장에서도 감사한 마음이 생기고,
자연스럽게 우리 아이에 대한 관심도 조금 더 생길 수 있는 여지가 생깁니다.
결국 이런 따뜻한 연결은 아이들 관계를 더 부드럽고 지속 가능하게 만들어 줍니다.
국제학교는 부모 참여 행사나 자원봉사 기회가 많은 편입니다.
처음에는 어색하거나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 시간은 아이의 교우 관계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입니다.
누구와 자주 어울리는지,
어떤 친구를 특별히 좋아하는지,
아이의 사회적 모습은 어떤지,
그 모든 것이 행사 속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또한 엄마들끼리 자연스럽게 인사하고 스몰토크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서로 낯을 익히는 것만으로도, 다음 만남이 훨씬 편안해질 수 있습니다.
몇 번 잘 놀았다고 해서 ‘단짝 친구’가 될 거라 기대하면,
괜히 엄마 혼자 서운해질 수 있습니다.
“엄마~ 땡땡이가 나랑 안놀아..."
'우리아이만 땡땡이를 좋아하고 왜 땡땡이는 우리아이랑 안놀아주지?'
이런 마음이 들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 사이의 관계는 성인들의 관계보다 훨씬 더 유동적이고 예측 불가능합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감정이 바뀌고,
오늘은 가까웠다가도 내일은 거리감이 생기는 것이 아이들입니다.
그러다가 또 다시 급속도로 가까워지기도 합니다.
엄마로서 중요한 것은
아이의 속도를 인정하고, 그 관계가 안전하게 이어질 수 있도록 조용히 지켜봐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플레이데이트는 단순한 놀이 시간이 아니라,
아이에게는 새로운 사회로 나아가는 첫 연결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단계를 이어가는 데는,
생각보다 엄마의 짧은 인사, 한 번의 행사 참여, 작은 대화 하나가 큰 역할을 합니다.
아이의 관계는 결국 아이 스스로 만들어가야겠지만,
부모는 그 옆에서 조용히, 그리고 따뜻하게 연결 고리를 이어줄 수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김영란법이 없는 국제학교, 선생님 선물은 어디까지가 적당할까요?
라는 현실적인 주제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