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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병원은 최악

한국 병원이 그립다

by 유 매니저

미국에 온 지 1년이 살짝 넘었다. 그 사이에 감기 기운이 있었던 적도 있고, 실제 감기에 된통 걸린 적도 있다. 원래도 건강 체질은 아니기도 하고 나이가 들면서 20대와는 다르게 무리하면 바로 몸에 이상이 생기게 되었다. 한국이었으면 1년에 병원을 5~6번은 갔을텐데, 여기서는 한 번 갔고, 그리고 앞으로는 웬만하면 안 가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전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미국 병원에 간 적이 있는데 이에 대해 글을 썼었다.

https://brunch.co.kr/@amynote/94


당연히 응급으로 아픈 것이어서 따로 예약은 하지 못하고 아침에 오픈 시간에 맞춰서 응급 진료 기관 (응급실은 아님)을 갔는데, 들어가서 나오기까지 2시간이 걸렸는데 (카운터 직원 및 의사랑 얘기한 시간은 10분도 안 됨), 결국 나한테 해준 건 없었다. 약 처방도 없었고, 그냥 집에서 물 많이 먹고 푹 쉬라는 얘기만 해줬다. 그리고 35달러를 냈다. 보험이 있어서 저 가격을 낸 거지, 없었으면 150달러 이상 냈어야 했을 것이다.


저 때의 경험 이후로 조금 목이 간질거리거나 몸이 안 좋은 느낌이 들면 바로 약을 먹는다. 처음 왔을 때는 한국에서 가져온 약을 먹었는데, 지금은 미국에서 파는 약을 먹는다. 약 챙겨먹고 푹 쉬는 걸로 이겨낸다. 일해라, 면역체게!!! 무엇보다 아프지 않는게 제일 중요하기에 감기에 걸리지 않으려고 좀 더 신경을 쓰고 있다.



난 남편 회사에서 해주는 보험도 가지고 있고, 내가 다니는 회사에서 있는 보험도 있는데, 둘 다 괜찮은 보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원을 가는 게 전혀 만만하지 않고, 정말 필요할 때 가야되겠다 싶었다. 좋은 보험이 있어도 이런데 만약 보험이 없는 사람들은 정말 어렵겠구나 싶었다. 보험료도 한국에 비하면 너무 비싸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도덕적 해이로 별로 아프지도 않은데 과잉 진료를 받고 의료 쇼핑을 하면서 보험사에 과다 청구를 하는 사람들이 문제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쨌든 나쁘지는 않다 (물론 개인적인 입장은 다른 선량한 사람들이 피해를 받기 때문에 막는 방법이 생겨야 된다고 생각한다!). 살짝만 아파도 병원에 가서 약을 타서 먹는 한국도 좋은 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엄청 많이 걸리고 해주는 것도 없으면서 비싼 미국은 별로라고 생각이 든다.


미국에 사는 장단점 중 의료 체계는 명백히 단점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아직은 30대이고 젊은데, 만약 어린 아이가 있거나 내가 나이가 들어서 병원을 자주 가야 되는 경우라면, 많이 불편할 것 같다. 미국에 살면서 아예 미국에서 사는 건 어떨지 한 번씩 생각을 해보는데, 의료 때문에 한국에 사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추가) 한국에 대해 그리운 건 별로 없다. 대도시에 살기 때문에 한식당도 엄청 많고, 한국 식재료나 한국 물건을 구하기도 너무 쉽다. 유튜브나 VPN, 각종 OTT를 활용하면 한국의 모든 방송도 똑같이 볼 수 있다. 한국 가족과 친구들도 조금은 그립긴 하지만 솔직히 막 그렇게 보고 싶고 향수병이 걸리고 그런 스타일도 아니다 (나는야 쌉T). 다만, 한국의 피부과 (+피부관리실, 마사지샵 등등)가 그렇게 그립다. 이마 보톡스, 턱보톡스, 모공 리액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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