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意圖)’
한자로, 뜻‘의’와 그림‘도’로 구성된 단어이다. ‘도’는 그림 이외에도, 계산한다는 의미도 있다. 한자의 의미로 해석하면, ‘뜻을 그리다’ 혹은 ‘뜻을 계산하다’로 풀이된다. 사전적 의미는, ‘무엇을 하고자 하는 생각이나 계획’이라고 설명한다. 한자의 의미를 조금 더 자세하게 풀어냈다. ‘그림’과 ‘계산’이라는 뜻이, 한 단어에 있는 것이 좀 의아하긴 하다. 얼핏 보면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연관성이 없어 보이지만, 이런 표현을 통해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큰 그림 그리셨네!”
누군가가 어떤 계획을 이야기할 때, 가끔 쓰는 표현이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연결이나 방향을 제시할 때, 이렇게 말한다. 생각한 범위 이상으로 비전을 제시할 때도 같은 표현을 한다. 큰 그림을 그렸다고 말이다. 큰 그림이라는 것은 결국, 큰 계획을 말한다. 계산이 치밀하다는 말과도 같다. 따라서 그림과 계산, 이 두 단어는 연관이 없는 것이 아니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보는 것이 맞다. 한자의 뜻풀이를 볼 때마다, 느끼는 부분이 있다. 수천 년 전부터, 이질적인 것들이 어떻게 연관된다는 것을 알았는지 신기하다. 정말 큰 그림을 그렸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계획안에는, 여러 가지 계산된 부분이 들어간다.
다양한 계산들이 얽히고설키지만, 잘 풀어내면 그림이 되는 거다. 계산이라고 하면 대체로 부정적인 느낌이 든다. 계산하는 사람의 태도가, 그렇게 만든다. 계산하는 사람은 자기 이득을 중심으로 따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자기 이득을 따지지 않을 거면 계산할 필요가 없다. 때로는 자기 이득을 위해 타인이 가져야 할 부분을 가져오기도 한다. 강압적으로 가져오기도 하고 교묘하게 홀려서 가져오기도 한다. 어찌 되었든, 타인이 가져야 할 몫을 가져오는 거다. 일반적인 계산은 이렇다. 좋은 마음이라 보기 어렵다.
다른 계산도 있다.
무계획도 계획이라는 말처럼, 계산하지 않는 계산이다. 계산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을 거다. 이 사람들의 공통점을 보면, 앞서 말한, 계산하는 사람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나를 중심으로 하지 않고 타인을 중심으로 한다. 더 가져오려고 하지 않고 더 주려고 한다. 주고 또 주고도 더 주지 못한 것을 아쉬워한다. 사랑하는 사람처럼 말이다. 그렇지 않은가?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어떻게 하는가? 더 좋은 몫을 주려고 한다. 더 좋은 자리에 앉도록 한다. 더 편안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더 이득을 보려고 하지 않는다. 더 손해를 보려고 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하는 계산은 이렇다.
사랑하는 계산이 필요하다.
스스로 손해를 보겠다는 마음으로 하는 계산이지만, 실제로는 손해가 아니다.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다. 당장에 실질적인 것은 손해로 보일 수 있다. 덜 가져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덜 가져감으로 얻게 되는 것이 있다. 사람의 마음이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타인들에게서, 마음을 얻는다. 공동체에서도 그렇지 않은가? 자기희생을 감수하는 사람에게는 마음이 간다. 마음에 빚을 지는 거다. 그 빚은 내가 정말 필요할 때 유용하게 돌아온다. 이 부분까지 계산한 것은 아니지만, 신기하게 그렇게 된다. 무계획으로 떠난 여행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경험을 하게 된다. 계산하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다.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얻게 된다. 사랑하는 계산을 할 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