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잘해서 받을 수도 있지만, 누군가를 등에 업고 받을 수도 있는 것
대학 재학 시절, 초등학생들에게 운동을 가르친 적이 있다.
축구, 농구를 기본으로 가르쳤고, 요청하는 종목이 있으면 추가로 가르쳤다. 6학년 아이들 반에서, 줄넘기를 가르쳐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중학교에 들어가면 줄넘기를 필수로 해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모두가 기본 줄넘기는, 어느 정도 했다. 편안하게 잘하는 아이도 있었고, 무리한 뜀뛰기로 오래 하지 못하는 아이도 있었다. 기본 줄넘기는 잡는 방법과 뛰는 방법만 알려주면, 큰 어려움 없이 할 수 있는 것이라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문제는, 꺾기와 ‘쌩쌩이’라 불리는 2단 뛰기였다. 실력 편차가 심하기도 했고, 설명을 해줘도 이해하지 못하거나 몸이 따라주지 않는 아이들이 몇몇 있었다. 운동 신경이 발달했거나, 평소에 조금씩 했던 아이들은 곧잘 했다. 오래 지나지 않아, 중학교에 들어가서 시험을 보더라도 좋은 성적이 나올 만큼 하게 되었다.
한 반에서 실력 편차가 많이 날 경우, 잘하는 아이들은 별도로 연습하게 한다.
하는 방법을 알기 때문에, 지속적인 연습으로 능숙하게 하도록 한다. 반면 잘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개별적으로 못 하는 이유를 찾아서,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줄넘기는 손과 발이 함께 리듬을 맞춰야 하는 운동이라, 운동 신경도 중요하지만, 리듬감도 한몫한다. 대부분 안 되는 이유가 손과 발이 따로 놀기 때문인데, 보는 사람도 답답하지만, 정작 생각대로 되지 않는 아이들은 미치겠다는 표정을 짓는다. 승부욕이랄지 성취욕이랄지, 아무튼 자신이 목표한 것에 도달하지 못하면 과민반응을 보이는 아이들이 있는데, 답답한 마음에, 심지어 우는 아이도 있었다. 그런 아이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더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노력하지 않으면서 결과만 바랬다면 그런 마음이 들지 않겠지만, 하고자 하는데 안 되는 심정을 어느 정도 이해하기 때문이다.
2단 뛰기의 개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2개를 연속으로 해야 한다.
1개는 어찌어찌하면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지만, 2개를 연속으로 하는 것은 최소한의 리듬을 알아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거기서부터가 시작이다. 연속으로 2개를 하면, 이후에 숫자가 느는 건 연습량과 비례하게 된다. 방법이 문제가 아니라, 연습으로 능숙하게 하는 것과 체력이 관건이 된다. 하나도 못 하던 아이가 우여곡절 끝에 1개를 해내고, 비록 넘어지긴 했지만, 2개를 연속으로 했던 그 순간. 했던 아이도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졌던 모습이 떠오른다. 방금 했던 감을 잊지 않기 위해서인지, 재빨리 일어나서 다시 하고 또다시 하면서 2개가 3개가 되고 5개가 되고 10개 가까이 도달하게 된다. 아이는 좋아서 방방 뛰었고, 가르친 보람을 느꼈던 필자도 너무 기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표현을 했다.
잘하던 아이들 그룹에서는 그 모습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20개도 너끈히 하는 아이들이라, 고작 10개 가지고, 100개라도 한 것처럼 좋아했으니 이해가 되지 않았던 모양이다. 못하는 아이들보다 더 잘하는 자신들에게는, 그만큼의 칭찬을 해주지 않은 것이 서운했던 것 같다. 자신들이 더 잘한다며 앞으로 와서, 2단 뛰기를 하는데,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잘하는 아이든 못하는 아이든, 인정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 마음은 같다는 걸 알았다.
여기서 2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리더는, 잘하고 있는 사람을 당연하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지속해서 인정해주는 말과 행동을 해주어야 한다. 서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녀 간의 사랑이 아니더라도, 상대에게 지속해서 인정받고 확인받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다. ‘알겠지?’라는 마음으로 간과하지 말고, 간단하게라도 인정하고 있음을 표현해야 한다. ‘수고했어’라든지 ‘고생했어’라는 말이 간단하지만, 절대 가볍지 않은 말이다.
잘하고 있는 사람은 그러지 못하는 사람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본인의 의지와 노력과 상관없이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면, 누구보다 당사자가 가장 속상하기 때문이다. 비판하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없는지 살피는 게 더 현명한 생각이다. 거기에 더해, 보이는 모든 결과는 상대적인 면이 있다. 자신이 한 것보다 좋은 평가를 받을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자신이 한 것 이상으로 인정받는다는 생각이 들 때, 누군가가 잘하지 못해서 자신이 돋보일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