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첫 번째 대상은 당연히 나 자신이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지극히 이기적이고 때론 독선적인 남자다. 지는 걸 싫어하고 성취욕이 강한 편이다. 쉽게 마음을 내주지 않으며 사람을 잘 믿지 않는다.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한편 혼자만의 시간에 푹 빠져 즐긴다. 나의 생각과 행동, 경험들이 광폭의 스펙트럼을 걸쳐 넘나 든다고 나 스스론 '믿고' 있지만 다른 사람의 눈에는 쩨쩨한 꼰대로 보일 수도 있겠다. 상관없다. 가까운 사람들과는 속을 내보이고 형제 남매처럼 지낸다. 그 수는 적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시선은 개의치 않는 편이다. 그저 내 멋에 산다.
껍데기의 나다. 이 껍데기는 내가 아니다.
속의 나는 여리다. 너그러우며 따뜻하다. 다른 사람을 존중하며 상처를 주지 않으려고 애쓴다. 사소한 것에도 집중한다. 일단 내 생각을 정리하면 반드시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도 어떤 행위나 사건을 점검해 본다. 내게 성공의 의미는 사회적 지위가 높고 재산의 많음이 아니다. 그것도 물론 중요하다. 그보다는 다른 사람의 삶에 얼마만큼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다. 친절하려고 항상 애쓴다.
여기서 더 깊숙한 곳에 있는 참나를 찾아가면 비우고 다 내려놓은 나와 마주할 것이다. 거기까진 먼 길이다.
속의 내가 깨어나면서 껍데기의 내가 바뀌어간다.
나는 알아차리지 못한다. 다른 사람들이 먼저 알아볼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 그들이 예전보다 더 자주 연락하고 보고 싶어 하고, 나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애쓴다. 속의 내가 겉의 나로 서서히 배어 나기 때문일 것이다. 그 과정을 깨어서 지켜본다.
사소한 것이 모든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를 말해주는 것은 '나는 이런 사람이야'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나의 어떤 말이나 심오한 사상이나 주의가 아니다. 내가 은연중에 하는 작은 행위, 누구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아무도 보고 있지 않을 때 혼자서 하는 말과 행동이 나를 정의한다. 좋은 사람, 영혼에 사랑을 품고 있는 사람은 사소한 것에서 드러난다.
매일매일 일과 만남, 다른 사람과 다양한 그룹 속에 섞여서 차츰차츰 속의 나를 발견하고 겉의 나와 다른 속의 나를 짚어보고 그 차이 점으로부터 하나씩 둘씩 배워 나간다. 그것은 내게 충분한 이유와 의미를 가져다준다.
살아간다는 건 나를 깨우며 나에 대해 배워가는 과정의 연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