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윈제 Oct 05. 2020

셔틀콕


꽃망울이 터지는 순간과 함께 틱 그리고 톡 

틱 톡 틱 톡

꽃가루와 함께 셔틀콕이 하늘하늘 날립니다 


이쪽에서 저쪽으로 

저쪽에서 이쪽으로 


우리는 꽃가루 같은 것을 주고받습니다
주고받았습니다 주고받고 있습니다 주고받을 것입니다 

꽃가루인지 봄인지 새싹인지 씨앗인지 열매인지 껍질인지 

껍데기인지 허망인지 허영인지 하는 것들이 왔다 갑니다 


배드민턴을 치기 좋은 날은 아닙니다
바람 한 점 없이 맑다던가 구름 한 점 없이 맑다던가 

잔디밭의 기다란 잎이 미세하게 반응할 정도의 

흔들림이 아닙니다 


그리하여
틱. 가볍지만 멀리 날아갑니다 

톡. 무겁지만 겨우 넘어갑니다 


우리는 경하지만 중한 것을 주고받습니다
주고받았습니다 주고받고 있습니다 주고받을 것입니다 

깃털인지 새인지 쇳가루인지 솜사탕인지 물방울인지 

먼지인지 소금인지 심연인지 하는 것들이 왔다 갔다 합니다 


이쪽에서 저쪽으로 

저쪽에서 이쪽으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