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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은 Dec 19. 2021

캐나다에서 만난 올 해 첫 눈

캐나다 도서관 및 YMCA 나들이

캐나다 런던에 도착한지 벌써 8일이 되었습니다. 시간이 슝~하고 화살처럼 어찌나 빨리 지나가는지요. 하루하루 단순하게 지내다보니 더 그리 느끼는것 같기도 합니다.


런던은 토론토에서 남동쪽으로 두시간 정도 내려오는 곳에 위치하는데 캐나다에서 15번째로 큰 도시라고 해요. 밴쿠버, 토론토, 몬트리올이나 퀘벡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올해 초 유학준비를 위해 캐나다 지역을 검색하면서 런던이라는 도시를 처음 알게 됐습니다. 도시 가운데로는 템즈강이 흐르고 한시간 거리에 옥스포드, 캠브리지, 해밀턴, 브랜포드 등의 동네가 있어서 마치 영국에 있는것 같아요. 이 지역이 과거 영국령이었기에 영국 색깔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이지요. 형식적이긴하나 캐나다는 여전히 영연방에 포함되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국가 원수이긴 합니다.


아직 시차 적응중이라 새벽 6시쯤 일찍 일어났는데 이렇게 눈이 내리고 있었어요. 지난 7일간 외출하기 어려울정도로 바람이 심하게 불다 주말이 되니 눈이 펑펑 쏟아지네요.

한국에서도 눈소식이 들려오던데 동시에 눈을 맞으니 '지구촌 한가족'이라는 단어가 확 와 닿습니다.

눈이 내리니 우리집 강아지 최고로 신났습니다. 하루종일 거실 뒷마당 데크에 나가 눈을 굴리고 모으고 만들고 있습니다. 한국에 살 땐 아파트에서만 지내서 눈이 내리면 베란다를 통해 경치를 구경했는데 단독주택에 사니 창문만 열면 바로 마당이고 눈밭입니다. 한국에 돌아가면 주택에서 살아얄 듯 합니다. 단 며칠만에 주택에 사는 재미에 벌써 푹 빠졌습니다. 



거실에 앉아 라디오를 켜고 내리는 눈을 직접 감상하고 있으니 마치 별장에 온 기분입니다. 한국에서 좀 멀리 캐나다로 잠시 여행을 온 것 같기도 합니다. 아이들도 엄마 아빠도 아직 학교 수업이 시작되지 않아 그 때까지는 자체 휴가라 모두들 원없이 실컷 놀고 있습니다. 둘째 아이가 온가족이 배틀그라운드게임 하는게 소원이라고 해서 처음으로 그 유명한 베그를 해봤습니다. 총에 맞아 죽는데 기분이 좀 별로더군요. 실력이 요원해 저는 총질 한번 못하고 계속 죽기만 하네요. ㅎㅎㅎ

원래 겨울에는 대부분의 동물들이 동면하고 모든 식물은 땅속에서 씨앗이나 뿌리로 남아 휴식을 하는 쉼의 계절이기도 하지요.



오늘은 집 근처에 있는 YMCA에 가서 런던시립도서관YMCA회원 가입을 하였습니다. 가는 도중 큰 도로 근처에 크리스마스 트리 하기 딱 좋은 나무들이 보여 '찰칵' 사진에 담아 봤어요.


도서관이 있는 YMCA 건물
도서관 입구
도서관 맞은편 YMCA입구

 런던에는 시립도서관이 16개가 있습니다. 회원으로 가입하면 도서 및 비디오 등을 한사람당 50개까지 대출할 수 있습니다. 반납은 16곳 어디에서나 가능하고 어른회원이 늑장반납할 경우엔 penalty가 있지만 어린이는 없다고 합니다. 회원가입을 진행한 도서관 직원분이 굉장히 친절했어요. 그녀가 '웰컴 투 런던' 이라고 말해주니 비로소 이곳에 받아들여진듯한 기분도 들었지요.


YMCA에는 수영장, 농구장, 피트니스 등이 이용가능하고 수영, 요가 등 운동수업이 있습니다. 회원이 되려면 매달 회원비를 내야 합니다. 요금제에 따라 이용가능한 수업에 차이가 있는데 4인가족 기준으로 한달에 110불에서 150불(한화 약 10만원~15만원)이니 한국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에요. 한국에서 아이 1인당 보내는 학원비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가족전체가 회원이 될 수 있는 거지요.

우리 가족은 한국에서 배우다 만 수영이 아쉬워 수영강습을 들을 수 있는 요금제를 선택했어요.


YMCA 건물은 런던 지역의 부자들이 기부하여 건물을 지은 것이고 기부금으로 운영도 한다고 합니다. 저소득층의 경우에는 이용료를 시에서 지원해준다고 해요. 부자들이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 덕분에 우리같은 외국인들도 혜택을 받게 되었습니다. ㅎㅎ

이 인형은 '선반위의 요정'으로 크리스마스 한달전에 아이들 사는 집에 나타나 이 곳 저 곳을 움직여 다닌다고 니다. 그래서 부모들이 아이들 몰래 인형의 장소를 날마다 바꿔주어야 한답니다. 만일 하루가 지나도록 인형의 위치가 바뀌지 않으면 아이들은 요정이 화가 난 것 아니냐고 걱정한다고 하네요. 부모는 성가시겠지만 아이들 동심을 지켜주려는 배려깊고 귀여운 전통입니다.


눈이 내리니 삼겹살을 구워봅니다. 둘이 무슨 연관이 있느냐 물으신다면...딱히 관련은 없습니다. 원래 삼겹살은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그 모든 날이 맛있어서, 아울러 내 뱃살을 늘려주기에,  슬프고도 찬란한 음식계의 도깨비가 아닐런지요. ㅎㅎㅎ 캐나다는 우리나라처럼 삼겹살을 얇게 썰어 팔지 않기에 일단 통으로 구워 봅니다. 유튜버 육식남처럼 겉을 바싹 튀긴 후 알루미늄호일로 싸서 마이야르 반응을 좀 기다려야는데 그러기엔 배고파 일단 구웠습니다만 그래도 겹살이는 여전히 맛있더군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결론: 마무리는 볶음밥으로!


어느 새 날이 저물어 가네요. 여기는 오후 다섯시면 날이 저물어버립니다. 이 동네 분들은 밤 8시면 모두 잠자리에 드는가 봐요. 그 시각에도 환하게 불을 밝히는 곳은 우리집 뿐이더랍니다.


동네 가로등에 불이 켜지니 전경이 예쁘다며 우리 큰아이가 저리 사진에 모습을 담고 있네요. 저는 그 정경을 담고 있는 우리 아이가 더 예뻐 보였드랬습니다.


캐나다에서 두번째 맞는 토요일, 소소한 일상을, 정말 별 의미 없는 소소한 일상이지만 이렇게 기록을 해 봤습니다. 나중에 우리 아이들이 자라 어른이 되면 캐나다에서 맞이한 첫눈 오던 날을, 소박한 행복을 꼭 기억했으면 바람해 보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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