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최고 기온이 27~28도를 웃돌고 최저 기온도 영상 15도 이상인 따듯한 날이 캐나다에도 드디어 찾아왔어요. 기나긴 겨울 끝에 맞이한 봄 햇살과 초록이들이라 더더욱 반가웠던 5월의 둘째 주, 주말을 맞이해 온타리오주 휴런 호숫가에 위치한 파이너리 주립공원으로 캠핑을 다녀왔어요. 캠핑 예약은 2월에 했답니다. 2월 초에도 이미 좋은 사이트는 다 나가고 간신히 예약에 성공했었답니다.
지난번 소풍을 떠났던 포트 스탠리는 이리호에 붙어 있어 런던에서 남쪽으로 내려갔지만 이번에는 휴런 호숫가에 위치한 곳이라 북쪽으로 1시간 가량 올라가야 했답니다.
하늘 보이시나요? 구름 한 점 없이 파랗게 맑은 하늘과 그 하늘을 향해 연둣빛 싱싱함을 내뿜는 나무들 사이로 드라이브를 하고 있으려니 저절로 몸과 마음이 힐링되더군요.
파이너리 공원 입구 근처에 위치한 가게에 들러 캠핑용 장작을 구입했어요. 두툼한 나무 장작 한 다발에 15불 정도 했답니다.
파이너리 주립 공원 입구, 입장료는 차 한대당 18불, 우리 집은 캠핑 사이트를 예약했기 때문에 입장료는 따로 지불하지 않았답니다.
파이너리 공원 내 캠핑 사이트는 이렇게 생겼어요. 나무로 주위 울타리가 자연스럽게 형성되기 때문에 상당히 프라이빗한 캠핑을 할 수 있었어요. 이 사이트는 전기가 가능한 곳인데 예약 할 때 전기가 가능한지 여부를 잘 파악해야 합니다. 가끔 전기가 없는 사이트도 있거든요.
둘째 아이 친구네도 초대해서 함께 점심도 먹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답니다.
이곳은 캠핑장 내에 위치한 카누 대여소예요. 자전거도 함께 대여하고 있고, 4불짜리 아이스크림도 파는데 엄청 맛있었답니다. 카누는 2인~4인까지가능한데 한대당15불을 내고 한시간 가량 이용할 수 있었어요.
카누 대여소 뒷 쪽에는 매점이 있습니다. 매점 안에는 다양한 캠핑 장비, 아이스크림, 과자, 얼음 등등을 팔고 있었어요. 그런데 정작 중요한 부탄 가스를 팔지 않아 당황스러웠답니다. 남은 부탄 가스를 탈탈 털어 간신히 밥을 해 먹었어요 ㅎㅎㅎ
카누 대여소 아래에 위치한 선착장, 한적해서 좋았어요.
처음에는 우왕좌왕, 이리 충돌, 저리 충돌했지만 금새 카누 운전에 익숙해졌어요. 고요한 숲에서는 이름 모를 새가 노래하고 잔잔한 물 아래 노니는 물고기 떼를 보며 물가의 아름다운 나무들 사이로 카누를 타고 흘러가니 왜 캠퍼분들 가운데 1인용 카누나 카약을 가지고 다니는지 이해가 되더라고요. 가끔 차량 위로 카누를 묶어 다니는 걸 캐나다 와서 자주 봤는데 다 이유가 있었더군요. ㅎㅎㅎ
다시, 사이트로 복귀하고 휴식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리 사이트에서 화장실 가는 숲길, 참 예쁘지요?
공용 화장실과 수돗가, 개수대는 없어서 설거지 하기가 참 불편했어요. 수돗가에서 물을 떠서 설거지가 나올 때 마다 그때그때 씻었어요. 캐네디언들은 대부분 캠핑 트레일러를 끌고 와서 캠핑을 하기 때문에 개수대를 구태여 설치 하지 않은 것 같아요. 음식물 쓰레기 버리는 곳이 따로 없어서 캠핑장 전반적으로는 깨끗하더군요. 다음에는 설거지가 많이 나오지 않는 음식으로 준비하려고요. 캐나다 캠핑장에서는 한식을 차려 먹기 불편하답니다. 다음엔 간단히 비비큐랑 햄버거, 샌드위치 등으로 음식물 쓰레기가 안나오도록 식단을 짜려고요.
화장실 입구, 남녀 공용이예요.
내부는 생각보다 깨끗했어요. 벌레도 없었고요. 참 샤워실 사진은 깜빡했는데 샤워실은 개인당 사용 가능하고 아주 깨끗했어요. 따듯한 물도 나왔고요. 주립공원이라 시설이 생각보다 괜찮은 듯 합니다.
수돗가 한 쪽에 세워진 이정표에 No dish wash라고 써 있네요.
사이트 메인 입구 쪽에 위치한 쓰레기장, 우리나라처럼 일반 쓰레기와 재활용 쓰레기를 구분해서 버리도록 되어 있어요.
다음날, 텐트를 정리하고 주립공원 안에 위치한 호숫가 해변으로 놀러가기로 했어요. 큰 아이가 아빠를 많이 도와줘서 텐트 정리가 평소보다 수월했답니다. 아차차, 커다란 진드기에 물리긴 했지만 별 일은 없었네요. 다음엔 벌레 퇴치제 챙겨 가야겠어요.
파이너리 주립공원이 어마어마하게 넓어서 다른 장소로 이동할 때는 차로 다녀야 하더군요. 파이너리에는 벌리 비치, 듄스 비치, 그리고 dog 비치 등 3개의 해변이 있어요. 우리집은 그 중 듄스 비치로 고고~
듄스 비치로 들어가는 입구, 낡은 나무 계단과 데크를 따라 걸어가면 멋진 해변이 나옵니다. 데크가 부러질까봐 못이 박힌 가운데로만 걸었어요. ㅎㅎㅎ
짜잔~~바닷가 비주얼을 가진 휴런 호수 비치, 포트 스탠리보다 모래도 곱고 물색도 훨씬 맑고 예뻤답니다.
해변가에는 아직 물이 찬데 수영하는 가족도 있었고, 트렁크 팬츠나 비키니를 입고 선탠하는 사람들도 꽤 보였답니다. 햇살이 강렬했지만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땡볕에서 3시간이나 놀았어요. 햇살이 워낙 소중한 캐나다이다 보니 한국에서는 그렇게 피해 다니던 햇살을 이날은 좀 즐겼답니다.
호숫가에서의 힐링 타임을 뒤로 하고 이제는 집으로 돌아갈 시간,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가는 도중 파크힐(Park hill)이라는 동네에 들렀어요. 우리나라의 작은 읍내 같은 느낌의 동네였는데 다른 동네보다 유독 더 예쁘고 아기자기한 동네였답니다.
점심을 먹으로 들렀던 니코스 레스토랑
식당 내부, 시골 동네 식당스럽게 정겹죠?
미트소스 스파게티와 샌드위치, 시푸드 플래터, 양이 푸짐해서 샌드위치는 한 조각만 먹고 포장해 왔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의 들판은 대부분 밀밭, 옥수수 밭이거나 이렇게 목장이었답니다.
캐나다에서의 첫 캠핑을 무사히, 즐거이 마치고 집에 돌아와 거의 1년만의 캠핑이라 그런지 가족들 모두 골골 앓았네요. 캠핑 근육을 다시 키우기 위해서라도 더욱 부지런히 놀러 다녀얄듯 합니다. ㅎㅎ 파이너리 숲 속은 우리나라 숲속과 큰 차이는 없었지만 휴런 호숫가의 아름다움에 푹 빠져버렸어요. 여름 내내 해수욕하러 가게 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