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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희숙 Oct 23. 2024

사막에는 눈이 내리지 않는다는 것처럼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다.

너무나 익숙한 글이며,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CCM이다.


 그렇다. 나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다.


 어린 시절의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그러한 사랑을 충분히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분명히 부모님에게도 나는 소중한 존재였을텐데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왜 인지 외롭고 서럽다.


 내가 잘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교회가 있었다. 외로움과 두려움이 시와 때도 없이 불쑥 찾아와도 주말에는 나를 이뻐하시는 분들이 많은 교회를 가면 그 사랑받은 기분으로 주중을 살았다.


 감사할 일이 없어도 ‘매사에 감사하라.’는 성경 구절은 작은 그 어떤 것들도 증거로 하여 감사함을 느끼게 했다.

그러다 슬프고 아프면 ‘자신의 그릇이 클수록 하나님의 위로와 은혜가 더 크다.’는 구절로 나를 위안했다.


  대학을 입학하기 전, 교회의 여러 가지 내부 사정으로 사람들이 한 둘씩 떠나가고 나 또한 그랬다.

대학 생활의 낯설고도 신기한 경험들에 의해 성경의 가르침을 하나둘씩 어겨가며 죄책감에 젖어들었다.


 모태신앙으로 기억이 나지 않을 때부터 20년을 기독교인으로 살아온 나는 20년이 더 넘는 삶을 교인으로 살아가고 있지 않다. 그렇지만 어렸을 적에 이해하지 못했던 몇몇 구절들로 인해 아플 때마다 나를 제일 잘 아시는 분이 주시는 시련이라 여기며 가끔 감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닥쳐와 낙망에도 불구하고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다. 때때로 원망하기도 하면서 말이다.


 나와 마찬가지로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다.

그것이 믿어지기 어려운 순간이 오더라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사막에는 눈이 내리지 않는다는 것을 믿는 것처럼 어쩔 수 없이 믿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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