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너무 애쓰지 말아요.
미라클 모닝이 유행한 지가 참 오래되었다. 옛날에는 아침형 인간이라는 말로 그 자리를 대신했었고, 아침형 인간이 히트를 치자 반대로 저녁형 인간을 옹호하는 여론도 생겼었다.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모든 사람들의 생체리듬이 다른데, 어떤 유형이 좋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단지 아침형 인간을 넘어 미라클 모닝까지 유행하는 것을 보니, 자기 계발에 대한 사람들의 열의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마치 미라클 모닝이 성공의 지름길인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미라클 모닝을 하면 도대체 뭐가 좋다는 건지 궁금했다. 귀가 없는 나로서 시류에 편승하지 못한 불안함도 있었으리라. 미라클 모닝을 여러 방법으로 시도하기 시작했다. 미라클 모임 단톡방에 들어가 ‘같이’의 힘으로 새벽 기상을 몇 달 시도하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블로그에 선언하고 시도해 보기도 하였다.
최근에는 김미경 강사님과 진행한 514(새벽 5시에 14일간 일어나기) 챌린지로 미라클 모닝을 시도했다. 그 뒤로는 새벽에 진행하는 아티스트 웨이 모임을 위해 미라클 모닝을 했고, 새벽 크로키를 위한 미라클 모닝도 몇 달 진행했다.
이렇게 적어놓고 보니 선명히 보이는 것이 있다.
처음에는 새벽시간을 활용해 무엇을 하느냐보다 미라클 모닝 자체가 목적이었다는 점이다. 미라클 모닝의 성공 여부도 처음엔 간헐적이었다. 점점 새벽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익숙해진 건 514챌린지가 시작이었다. 하지만 그것조차 새벽에 일어나야 할 뚜렷한 목표가 사라진 뒤, 2달 정도 진행하다가 스스로 그만두었다. 새벽에 일어나는 것 자체가 목표였기 때문에 이미 목표 달성을 했기 때문이다.
그 이후 미라클 모닝 스킬 획득으로 그 시간에 개설되는 모임에 참석이 가능해졌다. 그래서 아티스트 웨이 모임과 새벽 드로잉 모임에 참가할 수 있었다. 이제 나에게는 미라클 모닝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내가 해야 할 일이 있고 그 일이 새벽에만 가능할 때, 미라클 모닝은 내 선택지 안에 들어간다. 예를 들어 새벽에 일어나 드로잉을 할 때 아이들의 방학기간이었다. 내가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새벽밖에 없었기 때문에 나는 그 시간에 드로잉을 했던 것이다.
현재는 미라클 모닝을 하지 않는다. 계속 새벽에 일어나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목표를 정하고 나의 24시간을 분배했을 때 새벽이 필요하다면 나는 미라클 모닝 카드를 쓸 것이다.
미라클 모닝은 내가 쓸 수 있는 카드 중에 한 개가 되었다. 필요할 때 꺼내 쓰고 필요하지 않으면 넣어두면 된다. 미라클 모닝보다는 내 인생계획에 맞는 지금의 행동에 집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