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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화
꽃밭 VS 곰팡이 핀 벽
진짜를 보는 눈
by
종갓집 맏며느리 일기
Jun 8. 2024
흰머리가 송송 나는 내 나이만큼의
세월을 견뎌낸 본가 주택은
벽마다 오래된 곰팡이가 슬어있다.
그래서 마당에 앉으면
늘 예쁜 꽃만 보이는 쪽으로 의자를 돌려 앉아 책을 보곤 한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
정말 우리 가족을 지켜줬고,
지켜주고, 지켜줄 고마운
존재는 알록달록한 꽃 친구들 보다는 오히려 이 곰팡이 핀 벽이 아닐까..?"
어느 지역에선 지진이 나서
천장과 벽이 무너지는 바람에
사람이 다치기도 하고,
산사태에 쓸려나간 집에
남은 거라곤 흙탕물에 젖은 부서진 가구밖에 없는 집도 있는데..
본가의 이 벽 친구는
비록 곰팡이는 슬었지만..
- 결혼 생활 내내 우리가 무사하도록 지켜주고,
- 우리 시부모님을 안전하게 지켜주고,
- 시부모님 이전에 사시던 분들까지
건강하고 안전하게 지켜준
참으로 든든하고 고마운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곰팡이 슬어서 보기 흉한 게 아니라
오히려 곰팡이가 슬도록 관리를 못해준 걸
더 미안해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오늘따라 이 벽이 참 예뻐보여
곰팡이가 그려놓은 그림 쪽으로 앉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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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잘것없는 사람의 보잘것없는 이야기입니다만. 들어보시면 많이 위안이 되고, 아마 어디서도 듣지 못한 놀라운 이야기들이 많을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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