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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옥 품고 있을래요

사탕 하나

by 혜솔

유아 열람실에 들어서면 온기가 가득하니 따뜻하다.

책 한 권을 꺼내어 꺼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보기 시작하는 로리.

자기 집 거실처럼 편안하게 느껴지는가 보다.

자동차 그림책을 다섯 권쯤 훑고 나더니 글자 하나 없이 그림만 있는

<토끼와 거북이> 책을 보면서 중얼중얼 거린다.

그렇게 혼자서 책을 보기 시작하니 내가 조금은 편해졌다.

로리의 중얼거리는 소리가 유아열람실 밖에서 일하던 사서 선생님에게도 전달이 되었나 보다.

어느새 살짝 다가와 로리의 뒤에 앉아 있는 게 아닌가.


"와~ 로리 혼자서도 책을 잘 보는구나." 선생님의 말소리에 뒤 돌아본다.

선생님은 로리의 손에 가만히 사탕 두 알을 쥐어준다.

손바닥을 펴서 들여다 보고는 "고맙습니다" 하고 인사를 한다.

"하나는 로리거, 하나는 할머니 드려~ 그리고 여기서는 먹으면 안 돼. 집에 가는 길에 먹어야 해 알겠지?"

"네~" 하고 대답을 하고는 사탕 하나를 내게 건넨다.

그리고 하나를 어디에 넣어야 할지 옷을 매만져본다.

주머니가 없다. 나는 얼른 손을 내밀었다.

"그것도 할머니가 보관해 줄게, 할머니한테 맡겨. 여기 봐, 할머니는 주머니가 있잖아" 했다.

"아니 아니야~ 음... 로리가 그냥 꼬옥 품고 있을래요!" 하며 사탕을 쥔 손을 가슴으로 가져간다.

그 모습을 본 사서 선생님이 크게 웃는다. 로리도 따라 웃더니

"하지만, 로리는 지금 밖에 나갈래요, 밖에 나가도 싶어요"

처음 보는 그 사탕을 빨리 먹고 싶었던 로리의 마음을 왜 모를까마는 한마디 해 보았다.

"에이, 부끄러워라. 도서관에 오자마자 사탕 먹으려고 밖에 나간다는 거구나?"

로리는 눈을 꿈뻑이며 조금 생각에 잠기더니 말을 한다.

"음... 그럼, 좋은 생각이 났어요. 할머니가 책 읽어주고 살구꽃 공원에 가면 사탕 먹어도 되나요?"


한 손에 쥐고 꼬옥 품고 있던 사탕은 집에 오는 길에 유아차 안에서 달콤한 신세계로 로리를 초대했다.

그 뒤로 로리는 달콤한 맛을 찾아 헤매기 시작한다.

세상엔 달콤한 것들이 많다는 걸 알아가는 중이다.



창밖을 내려다보며 달콤한 사탕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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