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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 쑤 Dec 23. 2017

나는 너를

공기 중에서 가만 느낀다.

앞뒤로 꽉 막힌 도로 한 가운데서

무수한 네온 사인이 무엇인가를 알릴 때

나는 공기 중에 있는 너의 입자를 만난다.

어떤 목소리에 실려 네가 들어온다.

사랑도 호르몬이라는데

흔적도 없이 사라진 그것이

다시는 만나지 못하고

우주의 궤도만 돌게되지 않을까.

내가 살아있는 동안 단한번만 볼 수 있다는

혜성처럼

찬란한 앞모습을 보고

영혼을 빼앗긴 나에게

긴꼬리만 보여주는 건 아닐까.


나는 충분히 끈질겼고

너는 충분히 가벼웠다.

더이상 바랄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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