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순수를 믿고 나아갈 때 근육은 강해진다
"내일 아침, 눈 뜰 수 있을까?"
잠자리에 누워 몸 위로 깊은 한숨을 끌어올린다. 퇴근한 나를 친정엄마처럼 맞아주던 열 살 막내의 얼굴이 떠오른다.
"엄마, 괜찮아요?"
괜찮지 않았었다.
지난달 앓은 독감 바이러스가 야근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던 내 몸을 자근자근 씹어 치우는 것 같았으니까.
다음날의 생명을 자신할 수 없는데 업무 스트레스를 이기고 회사를 위해 일하고 싶지 않았다. 장고 끝에 악수, 마지막 직장에 사표를 던졌다.
백수 첫 해, 숨죽이고 있던 몸이 하소연을 시작했다.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다 쓰러졌다. 천장이 360도 회전을 하더니 나에게 덮쳤다. 이석증이라는 약도 없는 병이 찾아왔다. 누워서 봄을 보내고 가까운 헬스장에서 운동을 시작했다.
일 년 만에 자전거를 타고 남편을 따라다닐 만큼 체력이 생겼다. 이전의 나를 기억하던 이들은 꼭 물어본다.
"일하지 않으니까 좋아요?"
좋다. 돈 한 푼 벌지 못해도 좋다.
내 몸이 살아있으니까.
자전거를 타니 더 좋았다.
허리 디스크로 저렸던 다리에 힘이 붙고 허벅지가 굵어지니 살 맛이 났다.
좁은 사무실에서 머리를 쥐어짜며 끊임없이 채찍질하고 다그쳤던 내 몸이 초원을 만나 뛰어다니는 한 마리 말이 된 느낌이랄까? 좁은 양계장 출신 달걀과 방사 유정란의 차이.
나는 마음을 믿지 않는다.
반백 년 동안 마음을 믿고 몸을 혹사하다 수없이 좌절했다.
내 마음을 믿었다가 교만의 사슬에 걸려 넘어져 무릎이 깨졌고, 남의 마음을 믿었다가 배신의 고리에 찍혀 살점이 뜯겼다. 내 마음도 남의 마음도 성실하지 않았다.
몸은 정직하다.
단련시키는 만큼 강해지고 인내하면 열매를 맺는다.
가끔 몸이 원하는 대로 하자고 마음이 교묘하게 나를 꼬실 때 몸을 바라본다.
"정말, 몸이 원하는 거야?"
마음이 원하는 대로 먹고 자고 말하면 몸에 흔적을 남긴다.
나는 누군가에게 상처받은 마음을 내 몸에 투사하지 않기로 다짐했다. 내 몸은 강해질 자유가 있다. 달리고, 아름다움을 보고, 귀한 소리를 들으며, 신선한 것으로 채워질 생명이 되고 싶다. 자전거를 타면서 나는 내 몸의 귀한 생명의 에너지를 확인한다.
몸은 성실했다.
폭염 속에서 내 애마는 서면暑眠 중이다.
피트니스센터에서 오후를 보낸다. 꼼꼼하게 스트레칭한 후, 고정형 자전거로 매일 10km를 평균 20km/h 이상의 속도로 30분 동안 쉬지 않고 달린다. 코어운동으로 근력을 키우고 요가로 마무리하는 1시간 30분 운동, 여름 한낮의 일과다.
운동의 효과는 시간에 비례한다.
몸의 순수를 믿고 나아갈 때 근육은 강해진다. 근육의 움직임에 집중하고 지방을 연소하는 과정은 인내를 요구한다. 누군가를 참아내야 하는 인내와는 다른 성분이다. 셀룰라이트를 녹아내리게 해서 매끈한 꿀벅지를 보너스로 준다.
가끔 오해를 받는다. 그들이 바라는 몸과 내가 바라보는 몸은 다르다.
"살 빠졌다고요? 근육 만들기도 부족한데 큰일이네."
두 바퀴로 넘다 7회 끝
다음화 #8 애마부인 탈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