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운동은 할 건 다 했다. 런닝머신 25분, 복근 운동 5분, 등 운동 5분, 허벅지 운동 5분, 스트레칭 5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귀차니스트에게 루틴 운동 45분이면 할 만큼 한 거지 암. 이런 생각을 하며 몸을 열심히 씻고 있는데 옆에 아주머니(60대 후반쯤?)께서 바디워시를 거울 앞 선반에 놓으신다. 그러더니 머리를 헹구시는데 '바디워시로 머리 감으시려는 건가' 하는 생각에 신경이 쓰였다. (사실 바디워시로 머리 감아도 별 상관은 없을 거다. 두 가지 모두 우리 몸에 닿는 성분이고 또 묵은 때를 벗겨내는 성질은 공통적이지 않을까 하여) 전에 같은 브랜드의 바디워시를 쓴 적이 있어서 분명 바디워시인데 내가 혹시 샴푸를 잘못 봤을까봐 아주머니 고개 숙였을 때 좀 더 자세히 봤다. 역시 바디워시였다. 그렇게 진실을 확인하니 예상?대로 아주머니는 바디워시를 손바닥에 짠 후 머리를 감으셨다. 흠... 알고 감으시는(올인원?) 걸 수도 있고, 모르고 감으신다한 들 그걸 이야기하는 건 상당히 뻘쭘한 일이고. 엄마도 가끔 샴푸나 바디워시 등 영어로 쓰여 있거나 글씨가 작아서 나에게 물어보고는 한다. 그리고 샴푸든, 바디워시든, 폼클렌징이든 요즘은 제품의 품목을 가장 크게 쓰는 것이 아닌, 자기네가 어필하고 싶은 타이틀을 맨 위에 왕따시만큼 크게 쓰고 그 다음에 브랜드명을 쓴 후 마지막 줄에 가장 작게 품목을 쓴다. 그러니 눈이 안 좋거나, 확인이 어려우면 헷갈릴 수 있는 것이다. 아주머니가 사용한 브랜드는 첫째줄 오가니스트(영어) 둘째줄 아보카도 모이스쳐(영어) 셋째줄 아보카도 모이스쳐 바디워시(이제서야 한글) 라고 적혀 있었다. 모국어가 한글인 나라에서 영어는 크게, 한국어는 작게 쓰여져 있는 건 왜죠? 노년에 접어든 분들이라면 한 번쯤 겪었을 불편함이 아닐까 한다. 노안을 준비하는 40대로서 나이에 대한 긍정적/부정적 인식과 가치관, 배려는 이러한 사소한 것에서 느껴진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내 몸 하나도 제대로 된 제품으로 씻지 못하는 환경에서 어떻게 나이듦을 긍정할 수 있냐고!! 이럴 거면 글씨로 쓰지 말고 그림으로 그려줘. 샴푸는 머리카락, 바디워시는 몸, 클렌징 폼은 얼굴!
* 로그인 하기 귀찮아서 오늘은 안 했지만 공식적으로 LG생활건강(오가니스트 브랜드 기업)에 문의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