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는 노견이 되는 나이에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코코 나이 7살이나 8살 넘어가면 날 잡고 한 번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실제 미국 동물협회에서는 강아지 나이 7살에서 8살을 중년기로 보고 이때부터는 건강검진을 받는 게 좋다고 발표했다. 건강검진 주기는 6개월이 적합하고 아무리 늦어져도 1년에 한 번은 해서 질병에 미리 예방해야 한단다.
주위 사람들 의견도 그렇고 우리 식구들 판단에도 중년이 넘어가는 나이에는 기초 검진 정도는 받자는 얘기에 고민하다 24시 동물병원으로 갔다. 이왕이면 전문병원에 가는 게 좋다고 판단했고 코코의 눈병을 잡아준 곳이라 믿을만하다고 보았다.
건강검진은 병원마다 비용도 조금씩 달라 잘 알아봐야 하며 본인의 상황에 맞게 하면 된다. 마음 같아선 한없이 비싼 걸 해주고 싶지만, 경제적인 부분도 고려해야 해서 적당한 선에서 진행했다. 몇 가지를 검사한 후 긴장한 마음을 갖고 기다려 결과를 들었다.
1살 때쯤 사진인데 아직 코가 까맣다
코코의 쿠싱진단
그런데 뜻밖에도 아무래도 간이 커 보인다며 검사를 더 자세히 해 보자고 했다. 엑스레이상 비대해 보인다고 하면서 의사 선생님이 걱정하셨다. 추가 검사비용이 들어가긴 하지만 정확한 병명을 아는 게 좋아서 그러자고 했다. 검사 시간이 좀 길다고 해서 코코만 병원에 맡겨놓고 근처 커피숍으로 가서 시간을 보냈다. 원래는 오늘 검사하고 다른 날 결과를 들으러 오라고 했으나 집 근처 병원이 아니어서 다시 와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서 급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장장 두 시간을 기다린 끝에 검사 결과가 나왔다.
“간은 괜찮아요. 그런데 쿠싱이에요.”
선생님이 처음 코코가 쿠싱일 거로 의심한 계기는 코 색깔이었다. 강아지 코가 원래 까만색이어야 하는데 코코는 물이 빠진 분홍빛 코를 가졌다. 예전에 눈 검사할 때도 의심했던 그 병인데 그때는 못 잡아냈는데 좀 더 정밀한 검사 결과 쿠싱으로 진단이 된 것이다. 그러더니 선생님은 코코가 물을 많이 마시는지, 얼마나 마시는지 물어보았다.
사실 처음엔 무슨 병인 줄 잘 몰랐다.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의사 선생님이 좀 더 전문적인 병명을 얘기한 다음에야 대중이 아는 단어인 ‘쿠싱’이라고 말해주셨기 때문이다.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는 말에 순간 눈 검사했을 때 안과의사 선생님이 했던 말이 스치고 지나갔고 그땐 왜 못 잡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슬쩍 그전의 검사 일을 물어보니 그저 “같은 검사가 아니었을 거다.”라는 말이 돌아왔다.
새끼 때와 달리 코 색이 달라진 코코
복잡한 마음
생각해 보면 그 말도 일리가 있는 게 쿠싱 검사는 두 시간이 넘게 걸렸고 그때는 금방 결과가 나왔다. 뭐가 진실인지 잘 모른 혼란스러운 마음을 갖고 우선 약값에 관한 얘기를 들었다. 몸무게에 따라 다른데 한 달에 거의 20만 원이 가까운 비용이 들며 추가로 하는 검사비용도 있었다. 생각보다 큰 지출에 식구들끼리 다급히 회의했다.
검사한 병원이 우선 집 근처가 아니어서 지속해서 다니기 힘드니 우선 며칠치 약만 받아가고 집에서 천천히 알아보자고 했다. 쿠싱이면 코코가 죽을 때까지 약을 먹어야 하는데 매번 차를 끌고 병원을 오가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