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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상민 Mar 03. 2023

할수 있거든이 무슨말이냐?

늘벗 이야기

<할수 있거든이 무슨말이냐?>


 “걷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 비틀거리기도 하고 넘어지기도 한다. 그러다가 걸음이 점점 익숙해져 이 무렵 빠른 속도로 걸을 수 있다. 또한 이 시기에 4~6개의 단어를 구사한다. ‘싫어’, ‘아니’ 와 같은 부정적인 의사 표현도 가능하다.” <매일아이 참고> 15개월 된 아이의 발달적 특성이다. 아직은 부모가 없이, 주변의 도움이 없이 홀로 생존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자라고 있다는 것이다. 때로 넘어지고 비틀거린다. 뛰지는 못하지만 빠른 걸음을 걸어다닐수 있다.


우리 늘벗교회는 개척한지 이제 15개월 되어 간다. 아직은 홀로 생존하기가 어렵다. 주위 동역자들과 교회가 손잡아줘야 한다. 하나님의 매일같은 돌보심과 지켜주심이 너무 필요한 시기이다. 넘어지기도하고, 비틀거리기도 하지만 이제 조금씩 공동체의 에토스가 싹이 튼다. 그래서 아주 작지만 4~6개 정도의 늘벗교회 다운 단어들을 구사한다. 하지만 세상의 아픔에 분명하게 공감하는 표현이 가능하다.



그래서 우리는 가만히 있을수 없었다.



작지만, 홀로 존재하기 버겁지만, 아직도 비틀거리고, 넘어지지만 마음을 모았다. 튀르키예와 시리아 지진의 피해자들을 바라보며 함께 울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는 함께 마음을 다해 기도하기 시작했다. 예배 가운데 중보기도 시간을 마련해서, 고통과 어려움속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같이 느낄수 있도록 성령님께 간구했다. 그리고 계속 상상했다. 그들가운데 누구를, 어떤 방법으로 도울 것인가?



성도들의 마음에도 눈물로 젖어있었다. 쏟아져 내리는 수많은 뉴스 가운데 하나로 바라보지 않는 연습이 우리에게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그토록 원하는 우정과 환대의 공동체, 사랑의 온기로 서로에게 긍휼을 만들어주는 가마와 같은 공동체. 그 모습을 꿈꾸고 이루길 원하는 지체들이 연락이 와서 튀르키예와 시리아 난민 위해 신발을 후원하겠다, 먹을 것을 후원하겠다. 등 다양한 연락이 왔다.



기도 가운데 우리 공동체가 계속해서 마음에 두는 존재들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다음세대. 부모를 잃은 어린 아이들. 그들에게 지금 당장 살아갈수 있게 해주는 무언가를 돕고 싶었다. 유튜브 알고리즘은 나를 다양한 구호단체로 초대해 줬고, 하나님께서는 세이브더 칠드런에 마음을 두게 하셨다. 그래서 성도들과 함께 우리는 튀르키에 – 시리아 지진 피해자들 가운데 “세이브더 칠드런을 통해 아이들을 돕겠습니다! 따라서 다음주는 특별히 지진 피해자들을 위한 지정 헌금을 부탁드리겠습니다”라고 광고 했다.


  광고가 나간 뒤 기적이 일어났다. 주님은 내가 생각하고 상상한 것 이상으로 우리 지체들의 마음을 열어주셨다. “이렇게 작은 교회가 얼마나 모아서 그게 도움이 될수 있을거 같은가? 과연 이렇게 작은 교회가 할수 있겠는가? 청소년 청년들의 구성원이 가장 많은 교회에서 무엇을 할수 있겠는가?” 이런 수많은 시선들과 마음들과 우려를 뒤로한채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할수 있거든이 무슨말이냐? 하나님 나라를 하나님께서 이루어간다는 것을 믿는자들에게는 능치 못할일이 없다.”  



그렇게 한주간 우리 늘벗교회는 82만원이라는 마음을 모였다. 이 금액이 누군가에게 어떻게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우리 교회에는 과부의 두렙돈과 같은 금액이다. 헌금의 액수가 아닌 과부의 마음의 중심을 보시며 칭찬한 주님. 우리의 마음과 힘과 뜻이 아닌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받았기에 전부를 나아갈 수밖에 없던 과부의 모습을 칭찬하신 것처럼 주님은 늘벗교회를 칭찬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 세상에서는 그 누구도 주목하지 않고, 눈여겨 보지 않을지라도

우리가 가진 것이 오직 예수 그리스도이며, 그분의 은혜이기에 그것을 실천하려 애쓰는

교회의 동역자들, 이 친구들이 참 좋고, 그들과 함께 하고 있는 이 여행의 개척이 무척이나 감격스럽다.


이제 조금씩 걸을수 있고, 의사 표현을 겨우 할수 있을 정도이기에

여전히 늘벗교회의 함께하는 동역자들이, 그리고 중보기도자들이 너무나 필요한 시기이다.

그래서 나는 또 하나님께 기쁨으로 간절히 구한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하나님의 동역자로써 이 작고 미약한 교회가 자라가고

세워지는 과정 속에 함께 손잡아주고, 함께 응원해주고, 기도해달라고 나는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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