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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젓는 사람

by 아라

요즘

바다 위를 항해하는 배를 상상할 때가 많다.


나는 소속된 배에 탑승하고 있다.

함께 하는 이들과 함께

파도치는 배 위에서

노를 젓고 있다.


배는 멀리 보이는 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러니 배가 나아가는 방향은 명확하다.


나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 노를 젓고 있다.

어떤 날은 파도가 잔잔하여 배가 앞으로 잘 나아가기도 한다.

어떤 날은 파도가 높아서 조금밖에 못 나아가기도 한다.


바다에는 늘 파도가 치고 바람이 분다.


어떤 날은 우리가 가는 방향과 반대로 역풍이 불어온다.

그나마 노를 젓고 있어 뒤로 가지 않으면 다행이다.

아무리 열심히 노를 저어도 역풍을 만나면

배가 뒤로 갈 때도 있다.

그것을 우리는 시련이라고 부른다.


어떤 날은 우리가 가는 방향으로 순풍이 불어온다.

우리가 노를 젓는 것이 무색하게 훅 우리를 앞으로 데려다 놓기도 한다.

그것을 우리는 행운이라고 부른다.


날씨는 내가 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연의 큰 힘은 사람의 능력이나 힘으로 어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늘 파도가 얼마나 칠지 오늘 바람이 어디로 불지

나는 모른다.


그저 오늘도 노를 저을 뿐이다.

오늘 파도가 높아도 전력을 다해 노를 젓는다.

오늘 바람이 불어도 진심을 다해 노를 젓는다.


잊지 않기 위해 아침마다 한 번씩 고개를 들어

우리의 별로 향하고 있는지 바라본다.


그리고 오늘도 노를 젓는다.

오늘도 내가 해야 할 일을 한다.

할 일은 노 젓는 것 뿐이다.


그리고 파도와 바람에 나를 맡긴다.


사람의 일을 다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글에 들러 주시는 글벗들께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새로운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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