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장 김치
오늘은 절기상 小雪로 얼음이 얼기 시작한다는 날이고 눈 소식이 있어야 하는데 윗쪽은 강수확률 50%의 가능성 희박한 예보고 이 곳은 어제 흩 뿌리던 비에 이어 오늘도 오락가락 한다고 합니다.
시골에선 이 무렵이 되면 모든 농사일도 끝나 타작한 벼를 말려 곳간에 쌓아 두는가 하면, 멍석에 무말랭이를 널거나 호박을 가늘고 길게 썰어 오가리를 만들기도 하고, 중부 이남 지역에서는 줄줄이 곶감을 매달아 말리느라 처마 밑이 온통 곶감으로 출렁이기도 합니다.
소설 무렵에는 김장을 담그는 철입니다.
영하의 날씨가 이어지면 밭에 심어 놓은 무와 배추를 뽑아 김장을 담그며 다음 해의 농사를 준비 했습니다.
30년 전만해도 정부에서 이 시기에 연말까지 김장 상황실을 가동했습니다
지금이야 사시사철 배추가 아닌 김치를 살수 있으니 김장에 대한 무게감은 예전에 미치지 못합니다.
그래도 이 시기에는 채소와 젓갈 가격에 집중하게 되죠.
그래서일까요, 오늘(11월22일)은 김치산업의 진흥, 김치 문화를 계승·발전, 그리고 김치의 영양적 가치와 중요성을 알리기 위하여 제정되어 2020년부터 시행된 ‘김치의 날’입니다.
날짜가 11월22일은 김치 소재 하나하나(11월)가 모여 22가지(22일)의 효능을 나타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도 김치의 날이니 잠시 지역별로 특색을 이야기하자면…
서울, 경기 지방은 밭농사와 논농사가 고루 발달하여 국물이 많거나 뻑뻑하거나, 짜지도 싱겁지도 않고, 서해의 해산물과 동쪽 산간지방 산채가 어우러져 맛과 종류가 매우 다양한데 통배추김치, 장김치, 깍두기, 열무김치, 총각김치, 나박김치, 보쌈김치 등이 알려져 있고,
강원지역은 산악지역과 해안지역의 환경이 크게 달라 두 지역으로 나뉘는데 태백산맥 줄기 산악지역에서는 갓으로 김치를 담고, 동해안 지역은 싱싱한 명태와 오징어를 넣은 김치를 담그며 해물김치와 창란젓 깍두기, 서거리김치가 알려져 있습니다.
충청지역은 다양한 곡식과 채소, 서해안의 해산물이 풍부하나, 음식은 사치스럽지 않고 양념도 적게 사용하여 김치를 ‘짠지’라 하여 배추짠지, 무짠지라 부르며 통으로 담그고 간을 층층으로 하여 한 번에 여러 독을 담그고 서울 지방 깍두기와 달리, 양념을 적게 넣어 시원한 맛의 총각김치와 굴 섞박지, 열무김치, 가지김치가 알려져 있습니다.
전라도는 다른 지방보다 풍부한 곡식과 해산물, 산채를 이용하여 음식이 매우 호화롭고 따뜻한 기후에 변질을 방지하기 위해 맵고 짠 편이지만 찹쌀풀을 넣어 국물이 진하고 감칠맛을 내는데 배추포기김치, 고들빼기김치, 갓김치, 전라반지, 나주 동치미 등이 알려져 있고,
경상도는 좋은 어장과 남부의 기름진 농토에서 얻어지는 풍부한 농수산물을 이용하며 맵고 간이 센것이 특징으로 배추는 짜게 절이고, 젓국을 많이 넣은 소로 국물이 없게 담그며, 젓갈은 잘 삭아 불그스레하고 맑은 간장 같은 멸치액젓을 사용해 무말랭이김치, 깻잎김치, 콩잎김치, 우엉김치, 부추김치 등이 알려져 있습니다.
제주도는 겨울에도 싱싱한 채소가 생산되어 김장이 따로 없고, 김치 종류는 적으나 지역 특성을 반영한 특이한 김치들이 존재하는데 정월에 밭에 남아있던 배추로 담그는 동지김치(망울 맺은 노란 배추 꽃을 재료로 하여 만드는 김치)와 톳으로 담그는 김치, 여름김치인 양배추 포기김치와 청각김치 등이 있습니다.
이북지역에는 산악지대인 함경도의 맵지만 짜지 않은 김치와 평야가 넓은 평안도의 풍부한 김치 등이 존재하는데 채칼김치, 무청김치, 대구깍두기 등이, 평안도는 평안도 통배추김치, 동치미, 지름섞박지, 백김치 등이 유명합니다.
김장 | 명사1, 겨우내 먹기 위하여 김치를 한꺼번에 많이 담그는 일. 또는 그렇게 담근 김치.진장, 침장.
침장2 沈藏 | 명사, 겨우내 먹기 위하여 김치를 한꺼번에 많이 담그는 일. 또는 그렇게 담근 김치.=김장.
그런데, 1,000년을 이어온 순우리말 같은 김장은 한자어 沈藏침장에서 온 말입니다.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지금의 김장으로 변했죠.
김치도 沈菜침채라는 한자말에서 시작됐다는 것이 규범언어의 관점입니다.
침채는 소금에 절인 채소라는 뜻으로 중세국어에서 팀채 정도로 발음하던 것이 딤채짐채짐치를 거쳐 지금의 김치로 굳어졌다는것이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이야기하는 내용이죠.
그런데, 어디서 많이 보던 단어죠.
김치 냉장고 브랜드로도 너무 잘 알려진 딤채
1992년 당시 만도기계(현 위니아딤채)는 우리나라 전역의 급속한 도시화로 인한 주거문화 변화에 주목하며 전통적인 음식문화에 회사가 갖고 있는 냉각 냉동 관련 기술을 접목한 신제품 개발에 골몰하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제시되어 3년 뒤인 1995년 드디어 김치냉장고가 탄생했습니다.
새 제품 런칭 전 외부 컨설팅과 사내 공모 등 제품명을 고심하다 최종적으로 마케팅부의 한 직원이 제안한 딤채라는 제품명이 채택되었습니다.
같은 해 11월 우리나라에 김치냉장고 시장을 열면서 등장한 딤채는 폭발적인 호응 속에 지금까지 소비자 선호도 1위를 자랑하는 효자품목으로 자리잡았었죠.
위니아딤채는 홈페이지에서 제품명인 딤채를 조선시대 중종 때 쓰이던 김치의 古語고어 형태라고 소개했습니다.
냉장고 덕분에 잊혀가던 우리말 하나가 살아난 경우가 되었습니다.
沈藏침장이라 쓰던 것이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지금의 김장으로 변한 것에는 김치의 어원 변천과 관계가 깊습니다.
소금에 절인 채소를 뜻하는 沈菜 침채는 小學諺解 소학언해에서 沈菜로 나오는 데 당시는 발음이 팀채 정도였던 것이 딤채짐채짐치를 거쳐 지금의 김치로 굳어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니 김장이나 김치는 모두 한자에서 시작해 세월이 흐르면서 지금은 어원의식이 거의 없어지고 완전히 우리말화한 것으로 볼 수 있는것 입니다.
김치는 아주 오랜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이 해먹던 우리 고유음식이다보니 김치 종류도 수없이 많습니다.
그 가지 수가 100여 가지가 넘는다고 합니다.
이 중 총각김치, 총각무는 어원이 시중에 엉뚱하게 알려져 재미있는 얘기로 꾸며진 경우죠.
총각은 자칫 우리 고유어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한자로 쓰면 總角총각입니다.
총각-김치(總角김치) | 명사, 굵기가 손가락만 한 또는 그보다 조금 큰 어린 무를 무청째로 여러 가지 양념을 하여 버무려 담근 김치.
總총은 지금은 주로 모두, 다 라는 뜻으로 쓰이지만 원래 꿰매다, 상투 틀다 라는 뜻도 갖고 있습니다.
角각은 물론 뿔 각이죠.
합쳐 총각이란 장가가기 전 머리를 양쪽으로 갈라 뿔 모양으로 동여 맨 머리를 가리키는 말로 조선시대 때 혼인을 하지 않아 상투를 틀지 못하는 남자들이 하던 모습이죠.
여기서 파생된 게 총각김치입니다.
재료로 쓰는 무의 모습이 마치 총각과 같다고 해서 생긴 말이라는것이 정설입니다.
예전에는 알타리무, 알타리김치라고도 했는데 1988년 개정 표준어 규정에서 고유어 계열의 단어가 생명력을 잃고 그에 대응하는 한자어 계열의 단어가 널리 쓰이면 한자어 계열의 단어를 표준어로 삼는다는 규정에 따라 지금은 총각무로 통일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