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상상 속의 동물

책 시작의 기술을 읽고. - 행동하는 나가 진짜 나이다.

by 토미융합소

제 상상 속에는 '유능한 나'가 살고 있습니다. 그 사람은 멋지게 주어진 문제도 잘 해결하고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도 좋으며, 어려운 일도 척척 해결해냅니다. 내가 알고 있는 이론, 철학, 정보들을 종합해 만들어낸 이 사람은 내 상상 속에서는 나무랄 것 없는 완벽한 존재입니다. 하지만 이런 상상을 하는 현실의 '나'는 침대에 누워 천장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일어나서 운동 가야지...' 하는 생각만 5번째, 유튜브를 보며 '이것만 보고...' 하며 시간을 때우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나는 누구일까요? 이는 너무나 쉬우면서도 어려운 질문인 것 같습니다. 제 마음속에는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나'가 존재합니다. 내가 아직 보여주지 않은 남들이 모르는 '유능한 나'가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런 이상적인 모습의 '나'를 ‘진정한 나'라고 믿어왔습니다. 그러나 그게 정말 '나'일까요? 나만 아는 내 모습을 ‘진정한 나'라고 할 수 있을까요?


우연히 읽게 된 책 <시작의 기술>은 이런 저에게 큰 자극을 주었습니다. 이 책은 시작하기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직설적이고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는 책입니다. 여러 가지 훌륭한 조언들이 있지만 그중에서 제게 가장 큰 영감을 준 조언은 <'행동하는 나'가 '진짜 나'>라는 조언입니다. 내가 아무리 좋은 생각을 하고 있어도,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어도 결국 세상에 비추어지는 건, '생각하는 나'가 아니라 '행동하는 나'라는 겁니다.


어찌 보면 되게 단순하고 당연한 말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는 저에게 매우 큰 자극이 되었습니다. 앞서 말했듯 저는 그동안 상상 속에 존재하는 '유능한 나'를 '진정한 나'라고 믿어왔습니다. 실제로는 정말 특별할 것 없는 사람이지만, 스스로를 기발하고 창의적인 사람이라 생각해왔습니다. 항상 '내가 하기만 하면...'이라는 기묘한 주문을 외우며 스스로를 오해해왔습니다.


'행동하는 나'가 '진짜 나'라는 조언은 저를 환상 속에서 빠져나오게 해 주었습니다. 상상 속에 존재하는 나는 결국 나에게만 보이는 환상 속 동물입니다.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그리고 객관적으로 보이는 '나'는 오직 '행동한 나'뿐입니다.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무릎이 불편하신 할머니의 짐을 대신 들어드리는 상냥한 나'는 실제 상황이 닥쳤을 때 현장에 나타나지 않으면 환상 속 동물일 뿐입니다. '항상 자신감 넘치고 당당하게 말을 잘 거는 나'는 길에서 만난 멋진 이성에게 연락처를 물어볼 때 존재하는 '나'입니다. 결국 침대에 누워서 오랜 시간 상상한 '유능한 나'는 그것이 행동으로 표현되지 않는 한 '환상 속 동물'에 불과한 것입니다.


저는 그동안 저 자신에게 굉장히 관대했습니다.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니 생각하는 '나'가 진짜 나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책 '시작의 기술'은 저를 현실로 불러들였습니다. 외부로부터 받아들여지는 진정한 내 모습은 실제로 행동하고 있는 내 모습이라는 걸 깨닫게 됐습니다. 이제 존재하지 않는 허상이 생각날 때면 저는 움직이려 합니다. 원하던 모습이 되기 위해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려 합니다. 이제는 상상 속에 존재하던 환상의 동물을 현실로 소환해보고자 합니다.




물론 행동하는 나가 진정한 나라고 해서 생각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모든 행동의 이전에는 생각이 필요하지요. 다만 헛된 상상을 하는 것과 생각하는 것은 다릅니다. 이제는 생각의 방향을 좀 더 현실에 맞추고 행동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해보려 합니다. 저 먼 미래나 이루어지기 아득한 세계 속 생각은 유흥거리 정도로 생각하고 이제는 현실을 살아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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