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의 자연이 일상

by A록



야생의 자연이 일상


짙푸른 초원

부드러운 풀과 흙

상쾌한 공기

시시각각 변하는 높고 넓은 하늘

그 안에서 뛰어노는 점 같이 작은 우리들.


“꺌꺌꺌”

“휘이~ 휘이~”

“바다야!”

“엄마!”

“하늘이 좀 봐!”

하는 우리들의 목소리.


놀고 나서 마시는 따뜻한 물

집으로 돌아와 청하는 달콤한 잠

이것이 일상.


이보다 큰 선물을 나는 살면서 받아본 적이 없다.


야생의 자연 속에서

사랑하는 아이들과 마음껏 뛰어노는 매일이

아 진짜, 벅차게 좋다.

+

15년 전 포르투갈을 여행할 때

지구 최서단에 있는 ‘카보다 로카’ (로카 곶)라는

지역에 갔어요.

위에는 높고 푸른 하늘이 펼쳐져있고

아래에는 깊고 큰 바다가 출렁이고

하늘과 바다 사이

야생의 풀을 땅에 얹고

불쑥 솟아있는 높은 언덕에서

동네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놀고 있었답니다.


처음엔 너무 깜짝 놀랐어요.

경사가 꽤 가파른 언덕인데 바로 아래가

바다였거든요.

저는 서 있기도 무서운 곳을

그 동네 아이들은 종횡무진으로 뛰어다니며

잡기 놀이 같은 것을 하고 있었어요.

‘어떻게 이런 야생에서 뛰어놀며 클 수가 있지?’

‘이렇게 큰 아이들은 어떤 마음을 가지게 될까?’

충격과 함께 감탄이 터져 나왔죠.

요즘 바다, 하늘이와 제주의 야생에서 뛰어놀 때

‘카보다 로카’ 생각이 종종 생각나요.

‘와, 믿기지가 않네. 나도 그렇게 살고 있어.

내 아이들이 그때 그 아이들처럼 살고 있어.

아, 좋다! 정말 좋다!’

하면서 또 막 감탄하고요.

지금 생각해보니 포르투갈에서 봤던 그 장면.

그 장면을 부러워하고 열망했던 마음이

지금의 삶을 만나도록 도와준 것 같아요.


이렇게 지내니까

아이들도 저도 마음이 많이 편안해요.

본성을 회복하는 기분이랄까?

그 본성 안에 들어있는 따뜻한 사랑이

서서히 빛을 발하는 느낌이랄까?

굉장히 근원적인 행복을 느끼고 있어요.

남편이 서울에서 돌아와 우리와 함께 있는

목요일부터 일요일 중에

잠깐잠깐 제주도 여행을 하는데요

생활 여행의 즐거움과 가벼움이 또 아주 좋아요.


날씨가 점점 더 따뜻해지고 있고,

던지면 펼쳐지는 텐트도 샀고,

베란다에는 텃밭 상자 여섯 개에

상추 모종이 쪼롬이 심어져 있어요.


조용히, 감사히, 막 기뻐하며 누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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