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야 만 해'에서 '하고 싶어'로

미어캣과 코알라 그 사이

by 코치 송아름

무언가를 해야 한다며 살아왔던 삶이었다. 내가 충분하지 못한, 부족한 사람이니 더 계속 무언가를 채워야만 한다고 여기면서 말이다. 그런 내가, 부족해도 괜찮음을, 충분치 않음도 충분함을 받아들이며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때로는 낯설기도 하다. 그래서 문득, '이래도 괜찮을까? 이래도 될까?'라는 생각이 불현듯 올라오는 찰나들도 있다.


하고 싶은 것보다는 해야 한다가 먼저였던 삶이다 보니, 여전히 그게 당연하고 익숙하다. 그래서 요즘 뭔지 모르게 답답함이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원하는 것을, 마음에서 올라오는 것을 현실에서 해도 될까? 해보고 싶은데 -라는 마음의 충돌로 인해서. 전에는 내가 나의 바람을 누르고 있다고 여기지 못했는데, 지금은 내가 나를 꾹꾹 누르며 참고 있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기에 답답함이라는 감정이 올라오나 보다.



"그냥 해봐!"

이 말이, 그래서 나에게 참 어렵구나 싶다.







이런 마음을 코치님께 코칭을 받는데, 인상 깊었던 순간이 있었다.




하고 싶은 마음 = 코알라
vs. 해야 하는 마음 = 미어캣




나의 이 두 마음이 서로 충돌했다. 예전엔 충돌할 일이 없었다. 일단 무조건 먼저 선택하는 건 '해야 하는 것'들이었기에. 그럼에도 나도 때때로는 하고 싶은 것을 먼저 선택한 적도 있고, 그러고 싶었던 순간도 있지만, 그게 그리 강한 니즈가 아니었거나, 해야 하는 걸 먼저 하는 게 당연하다며 미루며 지내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달라지고 있다. 하고 싶은 것을 해보고 싶어지는 마음이 점점 커지니, 내면에서 충돌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 충돌하는 마음을 동물로 표현해 보라고 코치님께서 질문하셨고, 나는 바로 떠오르는 동물을 말했다.


코알라 : 여유 있다, 행복하다, 마음의 근심이 없다, 평화롭다, 푸른 잎을 먹으며 나를 보며 미소 짓는다.

미어캣 : 뭔지 모르게 긴장된다, 불안하다, 이래도 되나? 싶다, 더 해야만 될 것만 같다, 누가 뭐라고 하는 것도 아닌데 괜히 자꾸 눈치를 본다, 위험할 것만 같다, 계속 두리번두리번 살핀다.






서로 대화를 했다. 그러자 다시 한번 또 깨닫는다. 코알라는 행복을 뜻했고, 미어캣은 안전을 뜻했다. 나에게 불안과 두려움은 나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함임을 다시 한번 자각한 순간이었다. 그럼과 동시에 나에게 이 불안과 두려움은 없애야 할 것들이 아니라, 내가 함께 품고 가야 할 것들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자각했다. 한 번 두 번 세 번 깨달아도 사람인지라 또 잊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이 자각의 순간이 감사했다.


코칭이 끝나고, 코치님께서 전하고 싶었던 말씀을 다정히 나눠주셨다.




아름님의 안전지대를 넓히고 있네요. 그 지평을 넓히고 있음에 축하해요!




이 말이 너무 감사했고, 좋았고, 따뜻했다. 나의 안전지대를 없애야 하고, 그걸 벗어나야만 되는 것이 아니라, 그간의 날 지켜주고 보호하며 불안과 두려움을 더 강하게 느끼게 했던 기존의 안전지대에서 나는 새로운 것들을 더 느끼고, 하고 싶은 것들을 하나씩 해보면서, 나의 안전지대를 넓히고 있다는 그 말씀이 많이 위로가 되었고, 힘이 되었다.


그만큼 불안이라는 감정은 나에게 사랑을 전하고 있었다. 내가 다칠까 봐, 내가 넘어져서 아파할까 봐 나를 보호했던 거니까 :)


그렇게 나는 또 힘을 얻고, 현재 나의 고객님의 마음에 찬찬히 귀 기울이며, 함께 걸어가는 코치로서 한 걸음 한 걸음 한다. 사랑을 받은 만큼, 나도 사랑을 전하는 사람이 조금씩 되어가는 중이다.




keyword
수요일 연재
이전 02화불안이라는 연료 없이도 살아지는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