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이라는 연료 없이도 살아지는 나

'나는 부족해'에서 '나는 충분해'로 -

by 코치 송아름

짙었던 불안을 수용하며 함께 살아갈수록,

이 불안이라는 감정의 강도와 밀도가 작아진다.

그렇게 마음 안에서 거센 파도와 소용돌이가 수없이 오고 갔던 내가

불안이 있음에도 편안함이 함께 한다.


나는, 내가 많이 부족하다고 여기며 살았다.

그렇기에 해야 한다라는 생각으로 살아왔다.

잘 해내야만 괜찮은 거라고 말이다.

그래서 엄격했다.

말이 좋아 엄격이지, 솔직히 표현하면 나를 인정하지도 사랑하지도 않았다.

늘 나를 못난이 취급했다.

'더 해야 해. 부족해. 이걸로는 안돼!'

라는 생각이 늘 있었던 이유.


부족하다는 생각이 크기에,

즉, 충분치 않다는 생각이 지배적이기에,

외부로부터 인정받고 사랑받아야 내가 괜찮은 사람인 것만 같았다.

그렇게 난, '나의 가치를 끊임없이 증명해야만 된다'라고 믿으며 살았다.

그러니 보이지 않는 내면에서 얼마나 버거웠을까.


나에게 주어진 모든 역할을 다 잘 해내야만, 나는 사랑받을 거라는 생각에

스스로가 부여한 압박과 부담은 나날이 묵직해졌고,

그로 인해 심리적 소진이 자주 왔었다.

하지만 이 또한 나약한 멘탈이라며 타박했다. 강해져야 한다고 말이다.

그렇게 살아왔으니 '불안'이 가중될 수밖에.

그 불안과 함께 두려움, 긴장감 등이 끊임없이 내 앞에 있었을 수밖에.


그러니 싫었다.

이 불안, 두려움, 심장이 몸 밖으로 튕겨져 나갈 것만 같은 긴장감,

손 떨리며 식은땀이 쭈욱 나는 몸 안에서의 뜨끈한 열기... 난 너무 싫었다.

그래서 감정을 억눌렀다.

무엇보다 감정을 느낀다는 게 취약한 사람이나 하는 거라고 여겼고,

또 감정을 온전히 느끼고 수용하며 흘려보낸다는 것이 뭔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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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살던 내가 변화를 선택했고, 용기를 내어 직면하기로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의 어떤 감정도, 마음도 옳다고 말해주시는,

나보다 더 나를 사랑의 시선으로 바라봐주시는 멘토님이 계셨기에 만나겠다는 용기를 낼 수 있었다.

그렇게 난, 불안을 만났고, 많이 울었고, 보듬고 안아주기 시작했다.

감정을 수용하기로 다짐한 게 전부였다.

그게 머리로는 이해되지 않아도, 이게 되는 건지 어떤 건지 모르겠어도,

그냥 말이라도,





이제 불안이라는 너를 억누르거나 밀어내지 않을 거야.
어떻게 하는 건지 아직 잘 모르겠어. 근데 받아들여볼게.
나도 그래보고 싶어... 이제는.





이라고 건네면서 하루하루 매일 수시로 나에게 건네며 지냈다.

이게 수용인 건지, 진짜 받아들이고 있는 건지, 되고 있는 게 맞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저 불안이 올라오고, 무언가 더 해야 한다는 압박을 스스로 하고 있음을 느낄 때마다, 난 오히려 멈춰 섰다.

다른 때와 다르게 나를 다그치고 몰아치며 날 비하하지 않았다.

멈춰 서서, 호흡을 깊게 하며 마음에게 건넸다.





그래, 평생을 그렇게 살아왔는데, 한 번에 괜찮아질 리가 없지. 괜찮아.
이 또한 다 과정인 걸 거야. 그래도 돼.
내가 이런 나를 더 이해하고 안으며 가볼게.





라고.

그랬더니 불안은 나를 지키고자 한 존재라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진심으로.

그러자 이 불안도 실은 사랑이라는 것을 강하게 느꼈고, 지금은 자연스레 불안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 덕에 지금을 살아가고자 연습한다.

막연한 불안함에 의해 더 해야 한다며 지나치리만치 날 몰아치지 않는다.

하지만 여전히 익숙치 않은 그 낯섦이 있다.


내 평생을, 그 오랜 시간을 '불안'이라는 연료로만 달려왔다.

그래서 그 불안을 미워하고 원망하면서도

나는 그 불안덕에 생산성을 높였고, 성장을 하며 나를 키워냈다.

그만큼 이 불안이라는 역할의 크기가 줄어드니,

그 자리에 평온함이 자리 잡기 시작한 내가 낯선 건 어쩜 당연하겠지.

그래도 이제는, 이 과정의 나도 사랑한다.

달리지 않아도 괜찮은 나를, 조용히 흘러가도 충분한 나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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