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UNJIN Apr 11. 2023

달력 뒤에 쓴 유서

 Warning >>> 


말하자면 이건...

아주 사적인 주절거림

아무도 읽지 않아도 좋을 글

혹은 차라리 쓰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 글






늦은 밤에

홀로 앉아

글을 쓰다가

목구멍이 막혀와서

술을 한 잔 따르고

책을 한 권 집었다.


제목이 너무 슬퍼서 가져온 책

이별할 때 이별 노래를 듣듯이

슬플 때 슬픈 글을 읽으면

슬픔이 치유될까. 혹은 지워질까.


마음이 돌멩이처럼 단단해지면 얼마나 좋을까.

길바닥에 발로 차이고 저 멀리 내던저져도

절대로 부서지지 않는 옹골진 돌멩이처럼

생각도 없고 삶도 없고 게다가 강인하기까지 한

돌멩이가 부럽다.


얼마나 더 살아야 돌멩이를 닮을까.


쓰던 글은 멈춰버리고

따른 술은 너무 쓰다.


잠자기도 글렀고

글쓰기도 글렀다.

에라 모르겠다. 책이나 읽자.







매거진의 이전글 망각이 신神의 선물이라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