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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JIN Apr 11. 2023

달력 뒤에 쓴 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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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자면 이건...

아주 사적인 주절거림

아무도 읽지 않아도 좋을 글

혹은 차라리 쓰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 글






늦은 밤에

홀로 앉아

글을 쓰다가

목구멍이 막혀와서

술을 한 잔 따르고

책을 한 권 집었다.


제목이 너무 슬퍼서 가져온 책

이별할 때 이별 노래를 듣듯이

슬플 때 슬픈 글을 읽으면

슬픔이 치유될까. 혹은 지워질까.


마음이 돌멩이처럼 단단해지면 얼마나 좋을까.

길바닥에 발로 차이고 저 멀리 내던저져도

절대로 부서지지 않는 옹골진 돌멩이처럼

생각도 없고 삶도 없고 게다가 강인하기까지 한

돌멩이가 부럽다.


얼마나 더 살아야 돌멩이를 닮을까.


쓰던 글은 멈춰버리고

따른 술은 너무 쓰다.


잠자기도 글렀고

글쓰기도 글렀다.

에라 모르겠다. 책이나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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