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숨 좀 쉬고 살자구욧!

by EUNJIN




2019년 1월 13일 서울

미세먼지 139 _ 나쁨

초미세먼지 106 _ 매우 나쁨

<출처: 한국 환경공단 에어코리아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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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서울환경운동연합 >



。 고농도 미세먼지가 기승입니다. 평소보다 먼지 농도가 3~4배가량 짙게 나타나면서 전국 곳곳에는 이렇게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효 중에 있습니다. 전 권역에서 먼지 농도 나쁨에서 매우 나쁨 수준을 보이겠고요, 내일은 오늘보다도 대기 질이 더 악화된다는 예보입니다. [SBS 뉴스]


。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가 모두 '나쁨' 수준을 보인 1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광장의 스케이트장 운영이 중단됐습니다. 서울시는 이 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35㎍/㎥ 이상일 경우 시민의 건강을 위해 야외 스케이트장 운영을 중단합니다. [연합뉴스] [kbs 뉴스]


。 고농도 미세먼지가 이틀 연속 이어지며 야외 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평소 주말마다 관광객과 시민들로 붐볐던 청계천과 광화문 광장, 유명산, 놀이동산, 한강공원 등은 한적한 모습입니다. 반면 키즈 카페와 백화점, 영화관, 복합쇼핑몰 등 실내 시설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 휴일을 보내고 있습니다. [kbs 뉴스]


。 올 들어 처음으로 수도권에 미세먼지 비상 저감조치가 내려진 가운데, 수도권에는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하며 곳곳이 한적한 모습입니다.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 저감조치'가 발령되는 날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노후 경유 차량의 서울 진입이 제한되며 위반 시 과태료 10만 원이 부과됩니다. [kbs 뉴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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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좋아지지 않던 미세먼지는 어제부터 그 상태가 더 심각해지기 시작하더니 결국 '미세먼지 주의보'를 내리고 오늘은 다시 '미세먼지 비상 저감조치'를 발령하게 했다. 이제 낮과 밤, 봄과 여름과 가을과 겨울을 가리지 않고 닥쳐오고 있다. 아이들과 연을 날리러 나가려 했던 계획은 3일째 지키지 못하고 있으며 큰 아이의 생일인 내일도 우리 가족은 아마 공기 지옥에 갇힌 죄수들처럼 집안에 갇혀 창밖만 애처롭게 바라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네 식구가 집안에서 만들어내는 하루의 먼지는 만만치가 않다. 사람의 움직임에 의해 만들어지고 사람의 움직임에 따라 옮겨 다니는 그것들은 공기 중에 붕 떠올랐다가 팔랑팔랑 가라앉으며 지들끼리 얼기설기 먼지 산을 만들어 이리로 저리로 데굴데굴 굴러다닌다. 도대체 이뻐 보이지가 않는 이 녀석들 등쌀에 공기청정기를 켜고 청소기를 꺼내 오는데 이때 시작되는 또 다른 고민은 아무것도 들어오지 못하지만 아무것도 빠져나가지도 못하게 창문을 꼭꼭 닫아 놓고 청소를 할 것인가 아니면 이토록 심각한 미세먼지에도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하면서 청소를 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닫고 하자니 공기 순환도 안 될 뿐 아니라 부유하는 먼지를 고스란히 도로 마셔야 해서 자꾸만 컥컥 대게 되니 난감하고 열어놓고 하자니 거세게 밀고 들어오는 미세먼지가 온 집안에 치덕치덕 발리는 것 같아 영 찜찜한 것이다.


아... 거실 창을 활짝 열어젖혀본지가 언제던가. 깨끗하게 빤 이불과 새하얗게 폭폭 삶은 수건을 보송한 햇볕과 칼칼한 바람에 말려본지가 언제인지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창문을 걸어 닫은 채 널어놓은 빨래는 일주일 내내 공중에 매달려 있고 눅진하게 마른 옷감에서는 어쩐지 시큼한 쉰내가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 같다.


털고 쓸고 닦으면서 정리한 아이들의 방에선 한 번씩 쓰다만 마스크가 6개나 나왔다. 선반 한쪽엔 미세먼지 차단율은 높으나 숨쉬기는 좀 힘든 KF94 마스크가 새것 그대로 50개나 재어 있다. 아이들의 학기 중 등하교 시간은 길면 30분 짧으면 20분이다. 방진 마스크는 일회용이니 20~30분 사용한 마스크를 매일 버리고 또 매일 새로 꺼내어야 한다.

한 달에 20일만 해도 네 식구가 쓰는 마스크의 양은 80개가량이 되고, 개당 1,000원으로 계산해도 마스크에 사용되고 버려지는 돈은 한 달에 80,000원이다. 내가 사는 아파트의 가구 수는 3,500세대가 넘는다. 80,000원씩 3,500세대만 해도 한 달에 쓰고 버려지는 비용은 2억 8천만 원이다.

하... 고스란히 눈에 보이는 이 단순한 비용만 해도 어마어마한데 그 외에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이나 경제적 손실은 대체 얼마나 된단 말인가.


몇 년 전만 해도 있는지조차 몰랐던 세계, '미. 세. 먼. 지. 지. 옥'

마스크를 써도, 마스크를 안 써도 숨쉬기 힘든, 이 말도 안 되는 현상은 대체 어디에서 시작되었으며 어디까지 갈 작정이란 말인가. 도대체 왜! 우리는 이 공기의 지옥에서 살아야만 한단 말인가.

단순한 '먼지'가 아닌 '미세먼지', 그 발암물질의 범벅 속에서 우리가 일상을 이어가는 방법은 혹은 살아남는 방법은 마스크맨이 되어 거리를 활보하던가, 공기 지옥에 갇힌 죄수로 은둔하던가. 그 둘 뿐이란 말인가.


아... 정말이지 소설 같은 일들이 현실이 되고 있다.

1984년 도쿄의 또 다른 세계 1Q84처럼 어쩜 우리도 서울의 201Q 년을 살고 있는 것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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