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하기 좋은 온도는 평균 4도 이하 최저기온 0도가 좋다고 해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기 전인 11월 입동 전후가 제일 좋은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올해 입동은 11월 7일이므로 이를 기점으로 김장하는 것이 가장 좋겠네요. 옛말에 입동이 지나면 김장을 해야 한다라는 말이 있다고 하는데요. 기온이 높을 때 김장을 담그면 빨리 익고, 기온이 낮을 때 김장을 담그면 채소가 얼기 쉬워 자칫 김장을 망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해요.
김장하기 좋은 시기는 중부내륙지방 11월 하순, 남부 동해안 지방은 12월 상순~ 중순, 남해안 지방은 12월 중순 또는 말 이후가 좋다고 하네요. 서울 경기 및 영동 지방은 11월 기온이 평년보다 낮아 김장 적정시기가 평년보다 2~5일 정도 빨라질 수 있다고 하는데요. 내륙 일부 지역은 하루 정도 늦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 겨울철에는 신선한 채소를 구하기 어려우니 미리미리 농산물을 준비하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출처] 2018 김장시기, 오늘은 김장하기 딱 좋은 날 | 작성자 한국전기안전공사
몇 해 전부터 김치를 받아먹을 데가 없어진 나는 11월이 시작되면 깊은 고민에 빠진다. 이번엔 직접 김장을 해야 하나 어쩌나... 하고 말이다. 비교적 간단한 여름 김치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내 손으로 담가 먹고 있지만 1년 곡식이 되는 겨울 김치는 아무래도 엄두가 안 난다. 서울의 아파트에 사는 나는 퍼질러 앉아 흙 묻은 채소를 다듬고 씻고 양념을 쓱쓱 비벼 버무릴만한 마땅한 공간이 없고 둘레둘레 모여 앉아 품앗이를 할 만한 뜻 맞는 이웃도 없다. 그렇다고 씩씩하게 혼자 그 일을 다 해내기엔 아직 내공이 부족하다. 만드는 과정의 복잡함과 고단함도 그러하지만 두고두고 익혀 먹는 음식이 행여 실패라도 해버리면 아까워 버리지도 못하면서 먹는 내내 여간 고역이 아닐듯해서 말이다. 고민과 결심만 두어 달 반복하다 결국 포기해버리기를 벌써 여러 해째다.
김치를 먹기 위해 김장 대신 택할 수 있는 방법은 쌀뒤주 뒤지듯 마트와 시장에서 이 김치 저 김치 맛을 보며 사다 먹는 방법인데 마트에서 사 먹는 김치는 아무래도 맛이 설다. 기성품으로 나와 대중의 입에 특별히 모나지는 않지만 흰 잎은 언제나 탱탱하고 양념은 겉돈다. 한두 끼 아삭하게 먹거나 매운맛에 서툰 아이들에게 먹이기에는 웬만하나 깊고 진한 요리의 재료로 쓰거나 오래 두고 익혀 먹기에는 아무래도 마뜩잖다.
사는 곳 주변에는 상설 재래시장이 없지만 다행히 멀지 않은 곳에 일주일에 이틀 직거래 장터가 열리는데 그곳에서는 전라도, 강원도, 충청도 등 각 지역에 사는 이들이 사시사철 직접 기른 배추와 고추로 그네들 지역의 맛을 담아 담근 신선하고 건강한 김치를 판다. 마트 김치가 영 시원찮다 싶을 때쯤 작정하고 시장에 나가 김치를 골라 담아오는데 그것 또한 한 달 정도 먹고 나면 다음 한 달은 김치 없이 살거나 그도 아니면 배추 아닌 다른 종류의 김치로 갈아타야 한다. 아무래도 내가 여태 먹어 오던 김치와는 베이스가 달라 한 가지에 뿌리를 내리고 일 년 내 먹어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김치를 보내줄 친척이 없고 고향 또한 먼 곳에 사는 이에게 입에 맞는 김치를 찾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래도 김치는 사는 내내 내게 숙제가 될 모양이다.
그런 내게 가장 반가운 것은 아무래도 김치 선물이다.
영하의 공기가 코끝에 대롱대롱 매달리던 어느 날, 전화가 왔다.
김치 없지?
시간 날 때 집에 들러. 김치 가져가~
오오오오. 주말에 친정에 내려가 김장을 하고 왔다는 친구였다.
예측하지 못했던 그녀의 말은 크리스마스에 몰래 오는 산타 할아버지를 대면한 것처럼 놀랍고도 반가웠다. 아니 사실 얼마나 고마운지 그만 목이 콱! 하고 막힐 뻔했다. 그녀가 내민 김치 한 포기가 얼마나 귀한 것인지 말하지 않아도 알기 때문이다.
해마다 친정엄마에게 김치를 받아먹던 친구는 어느 해부터 엄마의 일방적인 수고로움이 죄송하다며 온 식구가 5시간을 달려 친정으로 내려갔다. 2박 3일간 이어지는 김장은 부모님이 손수 지으신 배추와 고추와 갖은 채소들을 거두어 손질하는 것을 시작으로 해서 큰 자식, 작은 자식, 아들네, 딸네에 나눠줄 김치를 차곡차곡 김치 통에 옮겨 담는 것으로 끝이 났다.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지만 며칠 내려가서 거드는 것은 부모님이 미리 해둔 준비에 비하면 비할 데도 아니라고 했다. 일 년 먹을 김치 두세 통을 받아 서울로 돌아오면서 그녀는 녹초가 되었을 것이다. 익숙지 않은 육체노동에 어깨는 무너지고 팔을 빠질 듯 아리며 피부 구석구석 피로가 내려앉아 온몸이 녹아내릴 듯했을 것이다. 그렇게 어렵게 담근 일 년 양식을 가벼운 전화 한 통으로 서슴없이 내어주는 그녀의 마음은 감히 어디 비할 데도 없는 깊고 진한 우정이었을 것이다. 조금만 담으라는 내 만류에도 커다란 김장 비닐을 벌려 차곡차곡 야무지게 담고 또 담는 그녀의 마음 씀씀이는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해가 바뀌고 야금야금 달게 먹어오던 김치가 바닥을 드러낼 즈음이 되면 나는 오이피클을 만든다. 싱싱한 계절이 살 오른 오이 속에 주스처럼 흘러넘친다. 여름 더위가 전성기를 달려 8월 끝에 매달리면 윤이 나는 초록의 청귤을 주문해 일 년 먹을 청을 담그고 세상의 모든 빛깔이 포근해지는 가을이 오면 나의 친정에서는 알알이 영근 단감들이 속속 도착한다. 계절을 넘길 때마다 습관처럼 병을 소독하고 봉투를 꺼내어 친구의 몫을 먼저 챙긴다.
친구는 해마다 김장철이 되면 김치 없는 나를 생각하고, 나는 피클을 만들고 청을 담그고 단감이 도착할 때마다 친구를 떠올린다. 그녀는 그녀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그렇게 우리는 실제의 삶에서 서로의 우정을 내보이며 살아간다.
그것이 서울에서 주부로, 친구로, 이웃으로 살아가는 우리들의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