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서울생활자

[ Epilogue ]

by EUNJIN



2023년 7월, 나는 여전히 '서울생활자'이다.

아마도 한동안은 이곳을 떠날 수 없을 것이다. 내 아이들의 고향이기 때문이다.

그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스스로의 날개로 뜻하는 곳으로 날아 정착하기 전까지는 나는 그저 아이들의 둥지로 이곳을 지켜야 할 것이다.


< 서울생활자 >의 첫 글을 2010년에 썼다.

그리고 한참의 시간이 흘러 2018년, 2019년에 나머지 글들을 써서 매거진에 올렸다. 그것을 시작으로 나의 브런치 활동이 시작되었다. 쓰다 멈추다를 반복하다가 다시 돌아온 이곳에서 전에 썼던 글들을 읽어보았다.

나조차 잊고 있었던 많은 기억들이 박제되어 있었다. 멀어져 있던 건 고작 4,5년의 시간이었는데 잊고 있었던 것들은 더 많은 시간들이었다. 지워버릴 수도 없고, 외면할 수 도 없는 나의 치열하고 찬란했던 젊음이었다.


서울의 삶은 여전히 고단할 때가 많다. 여전히 비틀거릴 때가 많고, 여전히 눈물 겨울 때가 많다.

그러나 이젠 그것이 서울이어서가 아님을 안다. 이방인이 서울로 들어와 혈족 없이 살아가는 고단함 때문만이 아님을 안다. 기댈 곳이 없어서, 안길 곳이 없어서, 쉴 곳이 없어서, 춥고 서러운 건 분명하지만 그것은 아마 어디라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어차피 어디에도 나의 고향은 없으니.

어디에서든 홀로 굳건해야 하고 홀로 씩씩해야 하고 홀로 견뎌내야 했을 것이다.

나는 그저 이 차가운 도시, 서울에서 어른이 되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다시 읽어 본 < 서울 생활자 >는 부족한 부분도 많고, 지금의 시기와 조금 맞지 않는 내용들도 있었다.

하지만 뒤늦게 브런치 북으로 엮으며 굳이 수정은 하지 않는다. 그저 글을 썼던 그때의 기억과 감정으로 남겨두려 한다.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이러한 부분을 조금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


시간이 흐른 뒤에도 여전히 좋은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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