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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미술관 속으로
10. 취리히 쿤스트하우스

스위스


취리히 쿤스트하우스는 스위스를 대표하는 미술관이라 하여도 과언이 아닐 만큼 다양한 컬렉션을 소장하고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Kunsthaus Zurich


어디가 입구인가 잠시 헤매다 의자에 앉아있던 한 남성이 안내한 2층으로 올라간다.
붉은 것은 벽이요 액자에 담긴 것은 그림이로세, 시간적 여유가 없는 Traveller 이자 이방인으로서 뛰다시피 작품을 감상하게 된다. 
자 주요 작품을 보도록 하자. (작품 설명은 독일어로 돼 있어 독일어 독해력 있으신 분은 유리함.^^)


Bernado Bellotto 作


1740년경 작품으로 베니스의 산타 마리아 델라 살루테의 운하를 배경으로 그린 풍경화인데, 이곳의 풍경을 그린 화가가 꽤나 많았는데 이 장소가 주는 모티브가 화가를 끌어당기는 힘이 있어서가 아닐까. 


Peter Paul Rubens 作


그림만 딱 봐도 누가 그린 것인지 알 수 있다. 포동포동한 아기는 사람인가 천사인가.
빛나는 색채와 역동적인 묘사는 바로크 화풍의 중심에 있었다.


Giovanni Antonio Canaletto 作 (1730년)


베니스의 두칼레 궁전 앞으로 모인 성직자로 보이는 사람들과 곤돌라를 타고 온 사람들의 모습이 묘사돼 있는데 베네치아 총독의 어떤 모임을 그린 그림 같다. (확인되지 않음.^^) 전에 가봤던 장소를 묘사한 그림은 분명 느낌이 남다르다.


Domenichino 와 Annibale Carracci 공동作


침례 요한이 요단강에서 예수에게 침례를 베푸는 광경. 하나님이 비둘기의 모습으로 형상화되어 있다. (1603년 작품)
이 그림은 이상적인 풍경화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었고, 훗날 Claude Lorraine 의 목가적 풍경화에서 정점을 이루게 된다.


엘 그레코의 그림


엘 그레코는 그리스 태생으로 스페인에서 활동한 화가로 기존의 르네상스의 틀에 박힌 비례와 균형에 반하는 '매너리즘'이라는 화풍을 들고 나와 사람의 얼굴과 몸의 비율을 비꼬아 그린 것이 특징. 톨레도 산토토메 교회의 [오르가스 백작의 매장] 작품이 너무나 강렬했던 기억이 있다. 
카톨릭 교회 추기경의 위엄을 묘사하려 창밖의 독수리를 그렸지 싶다.

쿤스트하우스는 1984 년 Johanna and Walter L. Wolf와 1920년 Hans Schuler 박사와 같은 개인 수집가들의 유산과 Alfred Jöhr와 Walter Haefner의 선물 덕분에 지금의 프랑스 예술 컬렉션을 자랑하고 있다.(Kunsthaus 홈피에서 인용)


인상파 화가와 후기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으며, 마네를 비롯해, 클로드 모네, 후기 인상파 시대를 연 세잔과 고흐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작품은 많지 않으나 개개인 화가의 임팩트 있는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화가의 명작이 전시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무척이나 놀랐다.)


Edouard Manet 作


인상주의의 아버지라 불리는 에두아르 마네의 작품이 걸려 있다. (2017년 안내 책자 표지에도 등장하고 있다.)
인상주의는 모든 전통적인 회화 기법을 무시하고 오로지 색채, 색조, 질감에만 관심을 두고 변화하는 빛의 양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오브제의 색채를 포착한다.
그의 풀밭 위의 점심 식사는 언제쯤 볼 수 있으려나? 
이 밖에 세잔의 [생 빅투아르산] 과 고갱의 그림도 전시돼 있다.

블로그를 검색해보니 에드바르 뭉크(Edvard Munch, 노르웨이)의 대규모 컬렉션이 소장돼 있다고 하여 예의 그의 광적인 작품들을 보게 되는 것 아닌가 사뭇 기대했으나 평범한 초상화들이 전시돼 있어서 다소 실망(?)스러웠다.


에드바르 뭉크관


그의 대표작인 [절규]는 노르웨이의 오슬로 국립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다. 아 북유럽은 더 멀다.
이어서 마르크 샤갈(Marc Chagall)의 컬렉션으로 이동.


Marc Chagall 작품들


특유의 하늘을 나는 사람과 푸른색 말이 등장한다. 

그러나 그의 작품 세계는 내게는 그닥 높게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ㅎ


(우리 커플은 여행자의 신분으로) 한 시간에 이곳을 다 둘러보려 했던 것이 이곳에 결례가 됨을, 적어도 반나절은 필요한 곳이다.
루체른으로 이동을 해야 하는 관계로 허겁지겁 뛰어다니며 작품을 보다 보니 진중하게 작품을 감상할 여유 따위는 없었다. (아내에게도 미안했다.)

그러다 발견한 이 작품들. 우왕.

Vincent Van Gogh


캔버스에 물감을 짓이긴 강렬한 붓 터치를 가까이에서 보게 되다니. 그의 작품을 보게 된 것은 지난번 시카고 미술관에 이어 두 번째. 
이곳엔 또 다른 그의 자화상이 그려져 있다. 귀를 자른 초상화. 광기 어린 그의 작품이 더욱 실감 나게 다가온다.


Pablo Picasso 의 작품도!


설명이 필요 없는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 아니 이곳은 없는 게 없는 미술관이란 말인가!

이윽고 눈이 커지고 입에서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한 공간을 마주하게 되었으니.

클로드 모네의 작품 [수련] 연작이 있는 것 아닌가.


모네의 [수련]. 아 저기 누워있는 조각은 이 그림에 빠져든 사람의 모습인가.(나?)


René Wehrli 라는 쿤스트하우스의 이사가 지베르니의 모네 스튜디오에 방문하였을 때, 프랑스 오랑주리 미술관에 전시되지 않은 대형 수련 연작 중 두 점을 가져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쿤스트하우스는 Paris 를 제외하고 모네의 중요한 작품 전시관이 되었다.
지베르니에서의 모네의 작품세계는 인생의 만추인 시기이기에 그의 작품의 중요성은 20세기 화폭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곳에 같이 전시되어 있는 radical 한 건초더미 그림은 훗날 칸디스키에도 영향을 주었다고.


 너무 좋습니다. 거실 소파쪽에 수련 작품 프린트해 걸고 싶습니다 정말.


오랑주리 미술관에 그의 수련 연작이 전시돼 있는데 (https://brunch.co.kr/@artelove/3),

 이곳에 전시된 수련 작품은 그 연작 중 하나이기에 무척이나 좋았다. 화폭도 크고 색감도 훌륭하게 느껴졌다. 모네가 말련에 일본식 정원을 본떠 직접 가꾼 지베르니 정원도 몸소 가보고 싶으다. 아.언제쯤 실현될 것인가.

그로테스크한 베이컨의 작품도 있고,


Francis Bacon 作


스페인의 초현실주의 화가 호안 미로의 작품과 러시아의 바실리 칸딘스키의 작품도 소장하고 있다구요! 

이쯤 되면 루브르 박물관 수준이다... 계속 나오는 구나.


Joan Miro (좌), Wasilly Kandinsky


이 밖에 조각 작품들도 나를 오라 하건만 시간이 없어서 눈물을 머금고 패스. 이 정도의 컬렉션을 소장하고 있을지 꿈에도 몰랐다.
한 시간여 정신없이 둘러본 기억만 남는 것 같아 더욱 아쉬웠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미술관을 나간다.


Kunsthaus 아키텍처


마지막까지 관람객의 발을 붙잡는 또 하나의 작품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이번엔 조각가 로댕의 작품 아닌가? 


오귀스트 로댕(Auguste Rodin)의 [지옥의 문]


정말 나가면서까지 감동을 선사한다. 입장료가 전혀 아깝지 않다.


1880년경 프랑스는 새로 짓게 될 미술관의 출입문을 로댕에게 부탁하게 되는데, 당시 단테의 신곡에 심취했던 그가 단테와 베르길리우스가 지옥을 방문하여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는 인간들의 모습을 형상화하게 된다. 총 186개의 작은 조각으로 구성돼 있고 - 중앙에 [생각하는 사람]이 있잖은가.- 석고, 대리석, 청동 등 독립상으로 별도 제작되기도 하였다. 

지옥의 문이 2개의 패널로 구분된 것은 피렌체의 기베르티의 조각 작품에서 착안하였다고 전해진다. 이 작품은 그의 정신세계와 관심사가 집대성된 그야말로 대표작이라 할 만하다. 
이 청동 작품은 살아생전에 빛을 보지 못하고 로댕 사후에 청동으로 제작된다. 파리 로댕 미술관을 비롯해, 서울 로댕 미술관과 이 곳 등 전 세계 7군데 소장되어 있다. 
그러고 보니 십여 년 전쯤 서울에서 이 작품을 본 기억이 떠오르긴 했다.

스위스의 호들러 등 자국 화가들의 작품까지 다채로운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고, 다소 정리가 안되어 있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도시 한가운데 이런 작품들을 모아놓은 곳이 있다는 것이 참 부러웠다. 이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미술관장의 관심과 더불어 예술을 사랑하는 지역 사회의 Donor 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리라.

취리히의 매력을 한층 높여주는 장소로 시간이 허락하는 한 필히 방문하여 훌륭한 작품들을 직접 감상하시길~


https://www.kunsthaus.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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