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3화> 선셋오렌지(Sunset Orange)...익어간다는 건
나는 너를 오래 보아 왔고,
너는 나를 오래 지켜 보았지.
젊은 날의 불꽃은
늘 정오에 머무르지 않았고
시간은 우리를 저녁으로 데려갔다.
이제는 서서히 스며드는 빛
뜨겁지 않아도 깊고 따스하게
서로의 주름 사이로 오랜 사랑이 스며든다.
마치 오랜 세월 풍파를 견뎌온 나무처럼,
서로의 옹이진 가지에 기대어
견고한 그늘 드리우고,
때로는 폭풍 몰아쳐 가지 흔들릴지라도,
뿌리 깊은 사랑은 거대한 힘으로
다시 일으켜 세운다.
황혼녘 붉은 노을 아래, 나란히 걷는 두 그림자.
웃음속에 추억은 반짝이고
고요한 눈빛 속에 영원히 익어갈 노부부의 사랑